황폐화된 땅에 나무를 심고 울창한 숲으로 가꿔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한 산림녹화 사업. 이 사업의 성공을 기념하고 숲과 산림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산림녹화 기념 숲'이 낙동강변인 고령군 고령읍 금산고개 일대에 조성됐다.
10일 개장하는 산림녹화 기념 숲은 고령군이 2004년부터 4년간 100억원(국비 50억원, 도비 15억원, 군비 35억원)을 들여 8ha 부지에 소나무 등 교목(높이 8m 이상의 나무), 관목(높이 2m 이내), 초화류 등 120여종의 수목 23만 그루를 심어 조성했다. 데크로드를 걸으며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나무 상층부 생태를 관찰할 수도 있다.
기념 숲 광장에 우뚝 선 거대한 조형물은 울창한 숲을 상징하면서 대가야 고령의 가야금과 군목인 오동나무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전국 공모를 통해 윤명국 작가가 제작한 것.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해 어린이 놀이시설을 갖췄으며, 다양한 초화류를 심어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화서원과 고령 군화로 지정된 철쭉동산도 꾸며놓았다. 이곳 기념 숲과 금산고개 정상 봉수대 구간을 산책할 수 있는 2.5km 등산로는 시가지를 휘감아 흐르는 회천과 고령읍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산림녹화 기념관 1층의 산림문화전시관에서는 지난날 황폐했던 산림을 푸른 숲으로 바꾼 산림녹화 사업의 역사와 성과, 숲에 대한 상식과 임업의 미래를 각종 그래픽과 영상물을 통해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2층 수석전시실은 전국 처음으로 수석인연합회경북도회장 김병문씨를 비롯한 전국 수석인들이 기증한 희귀 수석 200여점으로 마련됐고, 향기체험실은 관람객들이 직접 천연원료를 이용해 향기비누·향초·천연향수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내륙지방이 아닌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은목서·금새우난 등 35종의 야생화 분경과 자생분재도 제주현무암을 가공한 진열대에서 물레방아·옹기 등과 어우러져 전통의 멋을 선보인다.
특히 금산고개 정상부에 시원한 물줄기를 가르는 30m 높이의 2단 폭포, 그 앞에 나무계단과 연결된 전망대는 고령 대가야 고분군이 몰려있는 주산과 시가지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고령지역에 산림녹화 기념 숲이 만들어진 것은 전국에서 가장 헐벗고 황폐화된 낙동강 유역의 산림녹화를 위해 일제 강점기인 1911년부터 강원도를 시작으로 86년 동안 국가적 조림·사방 사업을 벌여 1997년 고령에서 마무리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 1946년 11월 사방사업 현장으로 이동 중 금산고개 정상부를 지나다 차량전복 사고로 당시 경북도 산림공무원 3명이 순직한 안타까운 사연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낙동강 유역의 산림녹화 사업은 경북도 전체 면적의 60%에 해당하는 70만ha에 1억5천600만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당시 소나무·리기다소나무·이태리포플러·참나무류·잣나무·밤나무 등 18억2천만 그루를 심는 대대적인 조림사업을 펼쳤으며, 나무의 무게가 8t 트럭 1만대에 길이는 지구 둘레의 23바퀴나 된다. 사방공사 면적도 20만ha에 이른다.
이태근 고령군수는 "일제 식민지 수탈과 한국전쟁 등으로 황폐화된 우리 국토를 푸른 숲으로 가꾼 녹화사업이 완성된 고령에 이를 기념하는 숲이 조성된 것은 의미가 크다. 이곳은 산림자원의 소중함을 보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산 교육장인 동시에 대가야 문화유적과 연계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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