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구FC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대구FC는 당초 하위권으로 분류됐으나 6일 강호 울산 현대를 3대1로 제압, 2승2패로 6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순위도 순위이지만 대구FC는 승패에 관계없이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공격 축구'를 구사, 팬들에게 '공격의 팀'으로 부각되는 성과까지 덤으로 얻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반증하듯 대구FC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4라운드 '베스트 팀'으로 선정돼 2라운드에 이어 리그 경기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 '베스트 팀'에 올랐다. 재미있는 경기를 기준으로 하는 '베스트 팀'은 수원 삼성이 리그 경기에서 한 차례, 컵대회에서 한 차례 선정됐었고 수원이 컵대회 베스트 팀으로 선정될 때에도 대구는 2위에 해당됐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대구FC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에는 변병주 대구FC 감독의 '칭찬의 리더십'이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을 질책하기 보다는 잘한 점을 칭찬하고 격려,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고 자신감을 갖게 만들면서 경기장에서의 플레이도 좋아진 것이라는 평가다. 다른 팀에서 밀려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질책을 받게 될 경우 자신감을 잃고 주눅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대구FC는 경남FC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졸전끝에 2대4로 패했다. 변 감독은 이 때 속이 끓었지만 선수들에게 "다음 경기에서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선수단 분위기는 침울했지만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개막전에서 3대2로 승리, 분위기를 돌렸고 컵대회 경기에서 강호 성남 일화를 2대1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달 30일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도 1대3으로 졌지만 변 감독은 선수들에게 "잘 했다"고 칭찬했다. 그날 경기는 대구가 지긴 했지만 FC서울이 쩔쩔 맬 정도로 대구의 공격이 빛을 발했다. 경기가 거듭되면서 대구FC 선수들은 1대1 돌파를 과감하게 하고 공 소유 능력도 향상되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이 부쩍 눈에 띄고 있다.
변병주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우리가 한 발 더 뛰고 열심히 하면 어떤 상대라도 이길 수 있다"며 팀웍을 강조한다. 경기 중 동료가 실수할 경우 비난하는 것은 엄중히 금하고 있다. 동료의 플레이가 잘 못되면 한 발짝 더 뛰어 보완해야 팀웍이 살아난다는 것이 변 감독의 지론이다. 변 감독의 격려에 힘입어 살아나고 있는 대표적 선수가 하대성.
지난해 자신감이 없어 플레이의 기복이 심했던 하대성은 올 시즌 들어 자신감있는 플레이로 예리한 패스를 공급하는 등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올림픽대표 예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6일 경기를 관전한 정해성 국가대표팀 수석 코치도 하대성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남겼다는 후문이다.
선수단 주무인 주찬용 대구FC 대리는 "지난해 연패에 빠졌을 때에도 감독님이 선수들을 나무라지 않았다. 웬만하면 질책해 분위기를 다잡을 만한 상황인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격려를 받으면서 살아난 선수들의 기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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