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필수 식자재인 밀가루 가격이 또다시 오를 전망이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칼국수, 자장면 가게는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고, 서민들은 치솟는 물가에 '숟가락을 놓아야할 판'이라고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대표적 밀가루 제조사인 CJ제일제당은 최근 "국제 밀시세 급등으로 밀가루 사업의 적자가 심하다"며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자 폭이 계속 커져 밀가루 값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CJ측이 아직 정확한 인상시기와 인상폭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관련 업계와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표 참조). 또 다른 제조업체인 대한제분 측은 "올 하반기에 밀 신곡(新穀)이 나오면 공급난이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해상운임료, 환율 등을 감안하면 밀값 상승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제분도 2006년 12월 1만1천원대이던 밀가루(중력분) 20kg 1포대를 현재 1만7천원대로 올렸다.
수성구의 한 중화요리점 관계자는 "자장면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가게 대부분이 한두달 전 500원씩 가격을 올린 탓에 밀가루 가격이 오르더라도 당장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식자재비 부담으로 폐업을 고민하는 가게가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연초에 가격인상을 단행하지 못한 가게들은 "이제는 올려야겠다"고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중구의 한 칼국수 가게 업주는 "가격(3천500원)을 올리지 않았는데도 손님들이 가격이 오른 줄 알고 찾지 않는다. 또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정말 남는 게 없다"고 했다.
밀가루 가격 인상 전망에도 불구하고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가공업체들은 손님이 줄 것을 걱정해 쉽사리 가격 인상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북구의 한 국수제조업체 경우 2006년 11월 20kg짜리 밀가루 한 포대를 1만1천원에 구입했지만, 올 2월부터는 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밀가루를 구입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이물질 사건으로 라면 매출이 크게 줄어 밀가루 공급에 여유가 있는데도 또다시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며 "출혈경쟁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짜증을 냈다. 중구의 한 제과점 업주도 "밀가루 값이 올라도 500원짜리 빵을 당장 600원으로 올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밀가루 가격 상승은 주부들의 '장바구니'에도 직격탄이 될 것 같다. 주부 이연정(42·북구 침산동)씨는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라면, 빵, 과자 등 손에 잡히는 것마다 다 올랐는데, 또다시 인상 얘기가 나오니 이래저래 서민만 죽을 맛"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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