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이 무척 뛰어나거나, 예감이 발달한 사람이 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을 확인했을 뿐인데, 확인하지 않은 내용까지 파악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감각은 시각 촉각 미각 청각 후각의 '오감'으로 구분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인간은 '눈의 동물'이라고 할 정도로 시각에 의지한다. 그러나 자연계에는 인간의 감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예민한 감각이 존재한다.
대륙을 이동하는 새들은 지구의 자기를 이용해 방향을 찾고, 부엉이와 박쥐는 '귀로 본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밀한 귀를 갖고 있다. 고양이, 토끼, 해마, 수달, 두더지, 뾰족뒤지는 긴 감각모를 사용해 주변변화를 예민하게 파악한다.
1헤르츠(Hz)는 초당 1회의 진동을, 1킬로헤르츠(KHz)는 초당 1천회의 진동을 말한다. 인간의 청력 범위는 젊은 성인의 경우 20헤르츠∼16킬로헤르츠이고, 특히 2천∼5천헤르츠의 음을 가장 잘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동물은 많다. 개는 30∼40킬로헤르츠의 주파수를 인식한다. 코끼리는 14∼35헤르츠의 낮은 소리를 듣는다.
코끼리 사냥꾼들 사이에서는 옛날부터 '코끼리 떨림'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냥 하는 소리'로 치부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실제로 실험했더니 코끼리는 자기들끼리 웅얼거리는 낮은 소리(14∼35헤르츠)를 주고받았는데 이 소리는 울창한 수풀을 뚫고 최대 10㎞까지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가 10㎞ 떨어진 다른 코끼리에게는 들리는 것이다.
듣는 것만이 소통수단은 아니다. 뱀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대신 미세한 땅의 진동을 인지할 수 있다. 지하의 저주파 음파가 아래턱을 거쳐 예민한 내이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악어는 한 방울의 물방울만 떨어져도 그 물방울이 어디서 떨어졌는지 정확하게 안다. 그래서 살그머니 다가가 정확하게 몸을 날려 먹이 감을 낚아챌 수 있다.
동물의 감각은 먹이를 찾고, 적을 피하고, 짝짓기를 위해 발달됐다. 모든 감각은 '살아남기 위한 발달'인 셈이다.
사람들 중에서도 특정한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함부로 말하지 마시라. 당신은 몇 마디 말을 했을 뿐인데, 그 속에는 인간의 가청범위를 벗어난 '내면의 말'이 흐르고, 동물적 감각이 발달한 상대는 당신의 심장까지 꿰뚫어보는지도 모른다. 203쪽, 1만2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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