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표의 위력' 당락 가른 사례 많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상위 득표자가 복수일 경우 당선자는 누가 될까? 나이가 많은 사람이다.

현행 선거법상 1위 득표자가 복수일 경우 연장자가 당선되게 돼 있다. 그럼 생년월일도 같을 경우엔? 현행법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득표율이 똑같고 생년월일까지 같을 확률이 희박해 명문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표 차 안팎으로 당락이 엇갈린 경우는 더러 있다. 지난 2002년 6·13지방선거 때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기초의원 선거에서 이수하, 문옥희 후보는 똑같은 1천162표를 얻었지만 1942년생인 문 후보가 11세 연하인 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같은 선거에서 강원도 원주시 개운동 기초의원에 출마한 이강부 후보가 4천826표 중 1천542표를 얻어 하정균 후보를 단 1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된 것을 비롯해 8개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1표 차로 당락이 갈린 바 있다.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경기도 광주에서 민주당의 문학진 후보가 3표 차이로 낙선해 '문세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세계 현대사를 살펴보더라도 1표의 위력은 크다. 1839년 마커스 몰튼은 단 1표 차이로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와 경쟁했던 후보자는 당시 현직 주지사였던 에드워드 에버렛. 그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느라 자신이 투표해야 한다는 사실은 깜빡했다. 마감시간인 오후 6시가 돼서야 투표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투표소로 달려갔으나 5분이 늦었다. 개표 결과 그는 1표 차이로 졌다. 미국의 주지사라면 차기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명될 수 있는 자리였지만 그것을 단 1표로, 더구나 자신의 표 때문에 놓친 것이다.

1표의 위력이 발휘된 역사는 이 밖에도 많다. ▷1645년, 대영제국은 단 1표 차로 올리버 크롬웰에게 전 영국을 다스리는 통치권을 부여했다 ▷1649년, 영국왕 찰스 1세는 단 1표 때문에 처형됐다 ▷1839년, 마커스 몰튼은 단 1표의 덕으로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주지사로 뽑혔다 ▷1868년, 앤드류 존슨 미국 대통령은 단 1표 때문에 탄핵 소추를 모면했다 ▷1875년, 프랑스는 단 1표 차로 왕정에서 공화국으로 바뀌는 새 역사를 시작했다 ▷1923년, 아돌프 히틀러는 단 1표 때문에 세계 역사를 바꾸어 놓은 나치당을 장악하게 됐다.(출처 "내 한표가 역사를 바꾼다"· 저자 자메스덴)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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