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권자는 후보에 한 표, 정당에 한 표를 던졌다. 이 1인 2표 행사를 통해 앞으로 4년간 18대 국회를 이끌 299명이 탄생한다. 오늘 오후 9시를 넘어서면서 대체적으로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 한다. 투표소가 문 닫는 마지막 순간까지 후보와 지지자들은 어느 때보다 긴 하루를 보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집권한 지 한 달 보름만에 치러진 이번 총선은 '국정 안정'과 '여당 견제'가 그나마 이슈라면 이슈였다.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 과반 의석이 필요하다는 게 한나라당 호소였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독선을 견제할 국회를 만들어 달라고 맞섰다. 이 같은 여야의 호소를 기준으로 삼아 후보와 정당을 선택했다면 의미 있는 투표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벌싸움으로 뒤엉킨 저급한 선동정치에 휩쓸렸다면 이성적 투표를 했다고 하기 어렵다. 자기들끼리 흙탕물을 끼얹는 싸움에 유권자가 공연히 휘말려든 격이기 때문이다. 개탄스럽게도 정치지도자라는 사람들은 작정하고 선거의 기본을 짓뭉개버렸다. 국민을 위한 정책과 공약은 내놓을 생각도 않고 오로지 한판 권력 대결장으로 선거를 변질시켜 놓은 것이다. 이처럼 사리사욕에 눈이 벌건 권력 사냥꾼들에게 신성한 주권을 갖다 바친다는 것은 유권자 스스로 용납하기 어려운 일 아닌가.
대구 경북 곳곳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지끼리 총질을 해댔다. 덩달아 유권자들까지 파벌이 생겨 감정적으로 대립했다. 그러한 사생결단의 후유증이 자칫 선거 결과 불복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선거 뒤가 그래서는 곤란하다. 어쨌든 내 한 표가 소중하면 다른 한 표 역시 가치가 있는 것이다. 후보는 물론이고 유권자는 어떤 결과 앞에서도 승복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게 성숙한 선거민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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