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한나라당 유력 후보자들(정종복·유재한·홍지만·석호익·손승태 등)이 박풍의 희생양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지역 출신 실세였던 유시민·이재용 후보는 무소속으로 나와 선전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로 당 공천을 주도했던 정종복 의원(경주) 낙선은 가장 큰 이변. 우세지역으로 분류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친박연대 김일윤 당선자에게 5천여표(5%) 차로 졌다.
또 예상치 못한 낙선자는 친박 바람에 날라간 유재한 후보(달서병)와 손승태 후보(상주).
유 후보는 달서벨트에서 비교적 안정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인접지역인 달성군에서 분 친박 태풍에 800여표(1.5%) 차이로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유 후보는 낙선이 확정된 후 "노 코멘트, 무슨 소리를 하겠느냐, 할 말이 아예 없다"고 입을 닫았다. 친박 무소속 성윤환 후보에게 금배지를 내 준 손 후보도 "공조직이 잘 안 움직였으며 정치를 잘 몰랐다. 제 불찰"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달서벨트에서 날아간 홍지만(달서갑)·권용범(달서을) 후보 측도 "한나라당 공천자임에도 친박 정서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인기 당선자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1천800여표(2.3%) 차이로 석패한 석호익(고령·성주·칠곡) 후보도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서 아쉬웠다. 전략공천 후 10여 일동안 성원해 준 지역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나라당 후보 외에 노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으로 불리며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무소속 유시민 후보(대구 수성을)는 당초 예상을 깨고 2만3천여표(32.6%)를 얻어 다음 총선에서 가능성을 남겨놨다. 그는 "10일 오전 7시 30분부터 낙선 사례를 하고 있다. 앞으로 한달가량 성원해주신 지역민들과 소통하겠다"며 "대구경북 발전을 위해 책도 쓰고 대학에서 허락한다면 강좌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이 대통령 최측근인 주호영 당선자를 상대로 '유시민을 국회로, 주호영을 청와대로'라는 기발한 구호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대구 남구청장·참여정부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무소속 이재용 후보(대구 중·남구)도 2만여표(21.7%)를 얻어 자유선진당 현역 의원 곽성문 후보를 3위로 밀어내며 한나라당 배영식 당선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뒤늦게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직을 버리고 총선에 뛰어들었음에도 선전한 것. 이 후보 측은 "지역 발전을 위해 고민을 계속하겠다.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간판으로 3위에 머문 곽 의원은 "막판까지 박근혜 전 대표를 붙잡았지만 선진당 간판으론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놨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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