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종복(경주)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표적인 신실세였다.
그러나 총선은 그의 날개를 부러뜨렸다. 그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 이방호 사무총장과 함께 한나라당 공천심사를 주도한 '공천 3인방'으로 꼽힐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그래서 그가 친박연대 김일윤 당선자에게 질 것으로는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표 결과 정 의원은 5천표 이상의 격차로 김 당선자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이같은 충격적인 결과를 예상치 못했다. 개표 직후인 9일 밤 늦게까지 정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10일 가까스로 통화된 그는 "하늘의 뜻인데 어떡하겠느냐.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여론조사 등에서는 격차가 12~20%p로 앞섰지만 막판 투표율 저조 등의 몇가지 변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금품살포사건으로 김 당선자측 선거운동원 10여명이 구속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면서 김 당선자측이 '조작된 것이며 신종 관권선거'라고 몰아붙인 것도 동정론을 불러일으키면서 경주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한수원 이전문제를 둘러싼 소지역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확산된 '반(反)정종복 기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그의 가장 큰 패인의 하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기류를 의식하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실세'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역효과를 낸 반면, 김 당선자는 친박정서를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즉 친박연대로 출마하면서 박씨 문중표가 쏠린데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김 당선자 지지를 선언하는 등 친박정서가 대세를 갈랐다는 지적이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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