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투표율 저조 유권자 탓만 할 것인가

제18대 총선 투표율이 사상 최악인 46%를 기록했다. 유권자 3천779만여 명 중 투표자보다 훨씬 많은 2천40만여 명이 기권했다. 46%란 투표율은 역대 최저였던 16대 총선 때의 57.2%보다 11.2%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투표율이 낮았던 것은 무엇보다 정치권 탓이 크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내 파워게임에만 몰두했을 뿐 총선 쟁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는 한반도 대운하 같은 쟁점을 회피했고 야도 별다른 쟁점을 찾지 못했다. 대신 여야는 공천과정에서 '네 편 내 편 가르기'에만 몰두해 국민들이 등을 돌리게 했다.

선관위는 투표 확인증 제도까지 도입하면서 투표를 독려했지만 한번 등을 돌린 유권자들의 발길은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유권자의식의 부재를 탓하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투표율 저조는 분명 정치권의 책임이다. 정치권이 공약부재, 공천싸움, 늑장공천 같은 행태는 놔두고 유권자 의식 운운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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