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종문의 펀펀야구] 최형우의 '죽기살기' 1군 복귀

▲ 4월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08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경기 2-2 동점 연장전에서 삼성 10회초 1사 1루 7번 최형우가 LG 투수 정재복의 직구를 가볍게 당겨쳐 우월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홈에서 김평호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 4월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08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경기 2-2 동점 연장전에서 삼성 10회초 1사 1루 7번 최형우가 LG 투수 정재복의 직구를 가볍게 당겨쳐 우월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홈에서 김평호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2군이 출범한 1990년이후 곧바로 주전급으로 발탁된 경우는 전체 선수중 3% 미만이며 5년이내 1군 엔트리에 선발된 선수도 10%가 되지 않는다. 구단의 보유 선수는 70명 내외로 현재와 같이 1군의 엔트리가 25명이면 늘 45명의 선수는 2군에서 대기하는 셈인데 1군과 2군 선수의 연중 교체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마다 7명 내외의 유망한 신인 선수를 스카웃해 그 숫자 만큼은 누군가가 팀을 떠나야하는데 속절없이 떠밀려 방출 명단에 포함되는 현실도 시간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전주고를 졸업한 최형우는 2002년 계약금 5천만원을 받고 포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청운의 꿈을 품었지만 그역시 방출 통보를 받는데는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4년동안 1군에서 뛴 경기는 고작 6경기였고 그나마 대타나 한 두이닝의 '땜방 포수'였다.

방출 통보를 받고 앞날이 캄캄했지만 군복무를 작정했던 터라 경찰청팀에 원서를 냈다. 사실 포수로써 송구 자세의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다행히 경찰청팀에 뽑히고 나니 독기가 일었다. 타격 만큼은 자신이 있어 포수를 포기하고 외야수로 전향해 죽기살기로 연습에 매달렸다.

2006년 2군 북부리그에서 3할5푼의 타율과 11개의 홈런으로 새로이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2007년엔 타격 전 부문에 1위에 나서 재조명을 받던 어느날, 경기장에 들러 경기를 관람하던 삼성 김응용 사장의 눈에 홈런을 치며 활약하는 최형우가 띄었다.

"많이 늘었네. 쟤, 우리 선수 맞지?" 흐뭇하게 웃으면서 문을 나서는 김응용 사장의 뒤를 따르던 삼성 스카우터의 머릿속엔 순간 아뿔사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갔다. 경산 볼파크내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며 늘 보던 최형우였기에 단순히 군복무 중인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었다.

그날 저녁 최형우는 삼성과 5천만원에 계약을 하고 재입단하는 첫 선수가 됐다. 최형우는 이무렵 SK와 LG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고 있었지만 결국 삼성을 택했다.

그는 그해 2007년 2군 북부리그에서 84경기에 출장해 3할9푼의 타율과 22개의 홈런및 76타점으로 2군 최초의 타격 전부문 7관왕에 오르는 기록을 수립했다. 2군 무대에서 살아남기가 힘들기에 최형우는 더 큰 박수와 격려를 받아야 한다. 장담컨대 그는 금년시즌 삼성라이온즈 타자중 가장 눈여겨 볼 프로 7년차 신인이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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