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구시당·경북도당이 '박풍의 위력'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나라당 시·도당 당직자 및 관계자 대부분은 지난해 대통령 경선때부터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보탰던 인사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자연스럽게 이번 총선에서도 친박연대 및 친박 무소속 후보들에 맞서 당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특히 전략공천 후보들을 위해 공약 개발, 조직 인수, 홍보물 제작, 연설문 조언 등 시·도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 결과 전략공천 후보들이 대거 낙선한 반면 친박 후보들이 모두 살아나면서 곤혹스럽게 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친박 당선자들이 복당 또는 합당이 이뤄질 경우 시·도당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대해 시당 관계자는 "당권을 두고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또는 합당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도당은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 후보들에 맞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도왔던 기초 및 광역의원들의 입장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2010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의 공천을 의식,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한나라당 후보를 도왔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공천을 준 현역 의원들에게 등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 친박 후보들이 모두 당선되면서 정치적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한나라당 후보를 도운 것은 당을 위한 충성이었는 데, 결과는 정치적으로 족쇄를 찬 것이 돼 버렸다"며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 당선자들의 복당하게 되면 지역에서 활동하던 한나라당 인사들이 곤혹스런 입장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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