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득 국회부의장 당내 역할 커지나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향후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인 이재오·이방호 의원 등이 줄줄이 낙선한데다 박희태·김덕룡 의원 등 중진들도 원외로 밀려남으로써 당내에서 그의 비중과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천 책임론을 둘러싼 친이와 친박 간의 갈등이 오는 5월로 당겨질 가능성이 있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측을 거중 조정, 화합을 이끌어 내는 인물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겨우 넘기는 성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원하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친박 계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친박 계 당선자는 당내에만 30여명,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측 당선자들까지 합치면 50여명이나 된다.

이 같은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갈 수 있는 인물로는 이 부의장이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정치 경륜을 갖고 있는데다 친박 측도 그다지 거부감을 표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의장도 "당의 화합과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며 "대통령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국정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탈당한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의 불가론과 달리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온건론을 제시했다. 나아가 차기 당권 문제를 놓고 이 부의장이 박 전 대표 측과 협의할 것이란 얘기까지 당내에서 들리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친형이란 점 등으로 이 부의장이 전면에 나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는 쉽지않다는 문제가 있다. 친이 측에서도 수도권 등의 이재오 계 당선자들은 이 부의장의 급부상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총선 때 그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부의장 역시 "누가 계파를 만들어도 나서지 않는다"며 신중한 행보를 취해나가겠다는 입장을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와 친박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당권 경쟁 등 당내 갈등을 막후에서 조정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의 역할이 어느정도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앞으로 한나라당의 정치적 안정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는 상황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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