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에서 박풍과 더불어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의 하나로 작용한 것이 '소지역주의'였다. 소지역주의는 특히 2~4개 시·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인 경북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려 84.8%(2만3천129표)의 지지를 보내 전국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영덕 민심은 이번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강석호 당선자에게 70.9%의 표를 몰아줬다. 강 당선자가 서울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나왔고 주 활동지역이 포항이지만 선친의 고향이 영덕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영양에서도 55.7%(5천733표)를 얻었고 봉화에서는 41%, 울진에서는 37%의 득표로 과반에 못 미치는 지지를 받았다. 4개 지역 합계로는 50.4%를 받았다.
반면 울진 출신의 김중권 후보는 울진에서 55.7%의 지지율을 얻어 '고향사람' 덕을 톡톡히 봤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그 정도의 지지표를 묶어내지 못했다. 당선과 낙선을 가른 9천여표의 이면에는 고향표심이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당초 강 당선자는 부재자 투표에서 김 후보에게 1천여표나 진 것으로 나타났다. 4개지역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울진과 인접지역인 봉화에서 김 후보에게 무려 6천417표나 뒤졌다. 그러나 상대 후보보다 영양에서 2천557표, 영덕에서 1만1천839표를 더 얻어 판세를 뒤집었다.
문경·예천에서는 무소속 김수철 후보가 고향인 예천에서 1만4천249표(49.39%)로 1만2천796표(44.35%)를 얻은 한나라당 이한성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 후보의 고향인 문경에서는 뒤졌다. 결국 3만1천397표를 얻은 이한성 후보가 2만8천847표를 얻은 김수철 후보를 눌러 '고향 덕'을 본 셈이다.
고령·성주·칠곡 선거구에서도 지역에 따라 지지후보가 달랐다. 한나라당 석호익 후보는 고향인 성주에서 53%의 득표율로 43%의 표를 얻는 데 그친 무소속 이인기 후보를 앞지르면서 '국회입성'에 한발짝 다가서는 듯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유권자수가 고령과 성주를 합한 것보다 1만9천명가량 많은 고향인 칠곡에서 53%의 지지를 얻어 44%에 그친 석 후보를 누르고 전체 득표율에서 2% 차이로 승리를 낚았다.
최창희·황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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