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옥상에 나무를 심고 텃밭을 가꾸고 벤치를 두면 얻는 게 많을까, 잃는 게 많을까?
옥상녹화를 직접 했거나 이용해본 시민들은 공기 정화를 통한 상쾌함(32.4%), 스트레스 해소(31.8%), 채소류 재배를 통한 수확의 기쁨(13.4%) 등 개인적 만족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가 지난해 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옥상녹화는 경관을 좋게 하고 휴게공간을 제공하는 등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간접 효과도 막대하다. 옥상 100㎡를 녹화할 경우 매년 2kg의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을 흡수해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며 산성비와 자외선을 차단, 건물 균열과 노화를 방지한다.
단열에 따른 냉난방 비용 절감 효과도 적지 않다. 실제로 환경기술개발센터가 지난해 7~10월 사이 4개월 동안 건물 축소모형으로 실험한 결과 옥상에 풀과 잔디를 심은 실내 공간의 평균 기온은 옥상녹화를 하지 않은 건물의 실내 공간에 비해 하루 평균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습도는 평균 6.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 환경대학 김수봉 교수는 "녹화를 하지 않은 건물에 비해 적어도 10% 이상의 에너지 비용 절감 이익이 있고 도시 생태계 보호, 교육·오락공간 창출, 스트레스 해소 등 실증적인 효과도 적잖다"고 말했다.
옥상녹화의 효과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옥상녹화 확대나 실제 시공과 관리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타난다. 시민들은 옥상녹화가 잘 되지 않는 이유로 건물 여건 부족, 관리 및 위생 문제, 비용 과다 등을 지적했으며 실질적인 원인으로는 하중, 방수, 쓰레기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무게가 가벼운 인공토양을 섞어서 쓰는 방안 등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시공과 유지·관리 문제 해결을 돕고 녹화 건물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법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의 옥상녹화는 1993년 대백프라자를 시작으로 민간 부문에서 나무를 심고 휴게공간을 만드는 형태로 진행돼왔다. 다세대나 단독주택은 텃밭을 가꾸거나 화분을 모아두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대구시는 지난해 조경관리 조례를 개정, 옥상녹화 사업비 지원 근거를 마련해 차량등록사업소와 수성구청 별관 옥상에 시범적으로 녹지를 조성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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