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택 압수수색 김일윤 당선자, 금배지 유지할까

요즘 경주시민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의 한복판에 김일윤(69) 18대 총선 당선자가 자리잡고 있다. 당선 후 이틀 동안은 이명박 정부의 실세였던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를 꺾은 배경과 뚝심 등에 관심이 쏠렸으나 점차 선거과정에서 핵심운동원 13명이 구속된 것과 관련, 생존이 가능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김 당선자 소환에 대비, 자료를 축적해 온 경찰은 11일 김 당선자의 경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100만원씩 묶인 돈 뭉치 2개를 포함해 모두 500여만원의 현금과 여행용가방 3개 등 수십여 점의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경찰은 김 당선자의 집 휴지통에서 돈 거래 내역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가 파손된 채 버려져 있는 것을 확보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단은 어렵겠지만 외형상으로는 김 당선자가 혐의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 당선자의 선거 사조직 자금총책 정모(56)씨와 조직부장 손모(51)씨 등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또 경찰 수사에서 4천100여만원의 돈이 오간 혐의도 드러난 상태다.

반면 김 당선자가 무난히 파고를 넘을 것이라는 쪽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초 정권 실세로 경주 발전을 앞세운 정종복 후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조직 관리는 불가피했을 것이고 향후 예상되는 문제에 미리 대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찰이 김 당선자의 동서가 돈을 만들었고, 이를 김 당선자와 20년에 걸쳐 동고동락한 경주대 직원과 당선자 동서가 읍면 조직책들에게 전달한 것까지는 밝혀냈으나 김 당선자와 연관된 결정적 증거를 아직 확보치 못한 것도 김 당선자의 치밀한 사전 준비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자수성가해 5선에 오른 '선거의 고수'인 그가 예견된 수를 읽지 않았을 리가 없다는 것.

또 이번 사건이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으면 구속된 사람들에게 충분히 배려해 줄 수 있는 재력이 있다는 점도 김 당선자에게는 유리하다고 시민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김 당선자는 12일 "이미 밝혔듯이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14, 15일쯤 경찰에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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