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웅은 충북 청주의 연극 배우다.
대구에서 공연되는 그의 1인극 '염쟁이 유氏'는 2004년 5월 충북 청주의 소극장에서 첫 공연됐다. 2006년 서울 연극제에서 인기상을 받았다. 충북 청주의 1인극이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들을 압도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무려 15명의 역할을 혼자서 한다.
'무척 재미있다'는 평가 속에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극장, 두레홀 공연, 각종 복지관 등에서 공연요청이 쇄도했고, 공연장은 늘 만원이었다. 유순웅씨는 지금까지 '염쟁이 유氏'만 700회 정도 공연했다. 한국 모노드라마로는 최다 공연기록일 것이다. 2006년 서울 연극제에서 인기상을 받은 이래 2년 동안 일주일에 7회 공연했다.
'피로하거나 아프지 않았나?'
"몸살에 걸려 진통제와 링거 힘으로 버틴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2주 전에 예매하고 공연날짜만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배우가 몸살이 났으니 못하겠소'라고 말할 수는 없었어요."
그가 링거와 진통제에 의지해 공연을 감행했던 이유다.
유순웅씨는 장기공연, 인기공연의 배경에 대해 "시종 웃음이 끊이지 않는 연극인데, 그 안에는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의미있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극 '염쟁이 유氏'는 무겁고 두려운 죽음을 한바탕 신나는 웃음으로 승화하고 있다. 한바탕 웃다보면 짠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유순웅은 스무살 때부터 연극을 시작했고 올해 46세다. 배우로 출연한 작품도 있고, 연출한 작품도 있다. 무대극도 있고 마당극도 있다. 관객이 많았던 작품도 있었고 '파리 날리던' 작품도 있었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은 40편쯤이다.
연극 '염쟁이 유氏'는 대를 이어 염쟁이 일을 해온 유씨가 생애 마지막 염을 하면서 죽음과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죽음이 있기에 삶은 유쾌하고,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배우 유순웅씨는 아버지가 교회 염장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염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연극을 위해 직접 염습을 배웠다.
지방 출신 배우들은 서울로 가고 싶어한다. 서울에서 활약해야 영화배우로 캐스팅 될 수 있고, 스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 출신 배우 유순웅은 연극 '염쟁이 유氏'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제 서울에서도 잘 나가는 배우로 통한다. 아예 서울에 눌러앉고 싶을 법도 하다. 그러나 유씨는 고개를 저었다.
"후배들이 서울 가겠다면(서울에서 활동하겠다면) 말리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안 가요. 나는 지역 연극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배우를 시작했어요. 좋은 연극 만들어 관객들이 청주로 찾아오도록 만들고 싶어요. 지방에도 좋은 문화, 좋은 연극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연극 '염쟁이 유氏' 대구공연은 27일까지 문화예술전용극장 CT에서 열린다. 053)256-0369.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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