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목 주차난 해결 '숨통' 트이나

대구 각 구청 마을별 20∼30면 소규모 공영주차장 건립 붐

대구 달서구 성당2동의 주택가 골목. 빼곡한 주택들 사이로 시원스런 빈 공터가 나타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두 채의 주택이 있었던 곳이다. 달서구청은 주택을 사들여 허물고 30대 규모의 주차장으로 만들어 지난 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마을공영주차장'이 생기면서 주민들은 매일 치르던 주차 전쟁에서 해방됐다. 주차장 주변은 화단으로 꾸며 작은 공원도 만들어졌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주택가 주차난의 대안으로 마을별 소규모 공영주차장 건립사업이 뜨고 있다.

◆노후주택 사들여 주차장으로

달서구의 '마을공영주차장'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심각한 주차난에도 불구하고 빈 공터가 없어 주차장 건설이 힘들어지자 아예 노후 주택을 사들여 주차 공간을 만들었다.

달서구청은 2005년부터 시작해 도원동, 본동, 신당동, 장기동, 상인2동, 송현1동, 성당2동 등 7곳에 마을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구청은 올해 안으로 송현1동, 두류2동 등 2곳의 마을주차장을 짓기로 하고 보상 협의를 진행중이다.

10~30면 정도의 주차장 한 곳을 짓는데 들어가는 예산은 10억여원. 구청은 올해 주택가 주차장을 만드는데 20억~30억원의 예산을 쓰기로 했다.

주민들은 차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이면도로 교행이 가능해져 소방도로의 기능도 되찾았다. 또 이웃 간 주차문제 시비도 줄었다며 대환영이다. 김태조(78) 할머니는 "보름전만 해도 해질녘이면 골목이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서로 뒤엉켜 옴짝달싹 못할 정도였다"며 "다니기도 힘들고 차빼라는 경적소리에 시끄러워 창문도 못 열었다"고 했다.

달서구청 오춘석 교통과장은 "주택가 밀집지역 이면도로까지 주차차량이 넘쳐나면서 긴급상황 발생시 소방차나 구급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주택가 주차장 확보를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고 했다.

◆빈터를 빌려 주차장으로=수성구청은 주택가 빈 공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년 이내 개발계획이 없는 빈터를 찾아 소유주에게서 무료로 빌려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토지 소유주에게는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줘 사용허가를 받아낸다. 땅을 매입할 필요가 없어 주차장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크게 주는 게 장점이다.

범어4동에 위치한 공영주차장. 13면의 주차공간을 만드는데 들어간 돈은 고작 500만원 정도다.

지금까지 수성1가, 범어4동, 만촌3동 등 8군데(7~36면)의 소규모 주차장을 조성했는데 예산은 2천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수성구청 김원규 교통과장은 "수성구 경우 땅값이 비싸 주차장으로 쓸 부지를 사기 힘들다"며 "토지소유주가 협조만 한다면 많은 주민들이 함께 주차장을 쓸 수 있다"고 했다.

남구청 등 다른 구청들도 주차장으로 활용할 만한 적당한 부지의 소유자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한편 대구시는 주택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2002년부터 주차장 설치비를 지원해주는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적어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적은 288건에 불과하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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