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의 차기 당권 향배를 가를 전당대회를 앞두고 구(舊) 열린우리당계·구(舊) 새천년민주당계·손학규 공동대표계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당권 경쟁에는 총선 패배 직후라는 상황과 맞물려 당의 정체성 논란, 혹은 노선 투쟁까지 가세하고 있다. 특히 4·9 총선에서 김근태 의원 계를 비롯, 386 운동권 출신과 친노(親盧)세력 등이 대거 낙선하면서 당의 색채가 보수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전당대회의 개최 시기는 총선 패배의 충격을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5, 6월 중 조기 개최 쪽으로 가닥잡히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민주당은 14, 15일 중 전대 준비기구를 발족, 조직 및 당헌·당규 재정비 그리고 경선 룰 마련 등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당권 경쟁에 나설 인사들로는 구 열린우리당 측에서 당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 문희상 의원과 법무장관 출신의 천정배 의원·강금실 최고위원 등도 꼽히고 있다.
구 새천년민주당 측에선 박상천 공동대표·김효석 원내대표와 2004년 총선때 탄핵역풍에 휩쓸려 낙선했던 추미애·박주선 당선자 등이 거론된다. 추 당선자의 경우 '추다르크'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대중성이 강한데다 영남 출신이란 강점도 갖고 있다.
손 대표 측에서는 3선 고지에 오른 지역출신의 김부겸 의원 등이 부각되고 있다.
노선 투쟁은 구 새천년민주당계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총선 패배의 원인은 선명한 가치와 노선을 내걸지 못한 데서 찾아야 한다"며 "구 열린우리당의 색깔을 완전히 지우고 중도개혁주의로 당의 노선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참여정부 당시 새천년민주당을 뛰쳐나간 열린우리당 측에 대한 구원(舊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구 열린우리당 측과 손 공동대표 측은 "당권 장악을 노린 사전 포석"이라며 반발이 거세다. 특히 천 의원 등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차별화되는 선명 야당으로 정체성을 더욱 부각시켜야 한다는 등 맞서고 있다.
손 대표 측은 정체성 논란을 손 대표 흔들기, 나아가 손 대표계를 당권경쟁에서 배제시키려는 움직임으로 간주하면서 구 민주당계를 겨냥, "도로 호남당으로 전락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같은 맥락에서 현 지도부 유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또한 개혁파에 대해서도 "선명 야당보다는 민생을 보듬는 실용적 개혁을 추구하고 때로는 여당에도 협조해주는 '건강한 야당'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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