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단은 지금 변신 중] ②전국 공단 변화 바람

▲ (사진 위)구미4단지 내 도시자연공원인 해마루공원.제공=한국수자원공사. (사진 아래)시화공단 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비판받았던 염색공단은 업체와 조합이 앞장서 대기, 수질, 악취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 (사진 위)구미4단지 내 도시자연공원인 해마루공원.제공=한국수자원공사. (사진 아래)시화공단 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비판받았던 염색공단은 업체와 조합이 앞장서 대기, 수질, 악취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대구염색공단과 함께 공해로 뒤범벅됐다고 평가받던 곳이 경기도 시화공단과 울산의 온산공단이었다. 이들 공단들도 입주업체 및 지자체 노력에 힘입어 오염공단이란 이미지를 벗고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이하 구미4단지)는 조성 단계부터 친환경공단으로 꾸며지고 있다. 근무환경이 좋아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바이어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시화공단

영동고속도로 월곶 IC에서 빠져나오면 만날 수 있는 시화공단 내 시화염색공단. 1995년 준공돼 염색업체 30개가 입주해 있는 이곳은 준공 초기 시화공단의 환경오염 주범으로 비난받았다.

업체마다 개인 소각로를 설치해 각종 폐자재와 쓰다 남은 천을 태우면서 대기오염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염색공단 밖 3km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바람만 불면 악취가 난다면서 공단을 찾아 항의하기 일쑤였다. 환경단속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1997년 5t 미만 소각장을 운영못하게 하는 법이 생기면서 공단이 앞장서 저렴한 비용으로 소각할 수 있는 공동소각장을 건설하고 안산시에 집중적으로 건의해 악취유발물질 방지시설도 설치함으로써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했다.

수질오염도 심각했다. 염색업체들의 관로가 어긋나 폐수가 유출되면서 하천으로 유입, 일부는 부근 시화호로 유입된 것이다.

하지만 2005년 안산시의 지원을 받아 관로를 정비하고 폐수처리장을 엄격히 운영하면서 공단을 가로지르는 옥구천 물이 맑아졌다.

김광주 시화염색조합 상무는 "업체가 사용한 폐수를 완벽하게 처리해 주변 하천을 살렸다"면서 "업체들과 조합이 힘을 모아 어떤 공단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공단을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다.

◆온산공단

석유와 화학 등 장치산업이 집중돼 있어 매캐한 연기와 악취로 악명이 높은 온산공단. '공해의 대명사'로 불리던 울산 온산공단이 숲속의 공단으로 변모해 생태공단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부터 3년간 150억원을 투입해 온산공단 입구의 대한유화에서 동해펄프까지 15km 구간의 도로변 인도 위에 거대한 생태숲과 오솔길을 만드는 '온산공단 그린웨이(Greenway)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도로의 부대시설인 인도를 철거하고 숲을 조성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온산공단의 변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시가 이런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 것은 공단의 인도가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 시는 인도의 보도블록을 모두 철거하고 해송 등 오염에 강한 나무를 심어 녹색의 생태숲과 길을 조성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녹지공간 확충으로 삭막한 공단지역의 대기환경 개선, 근로자 근무환경 향상 뿐만 아니라 생태도시 울산을 다시 한번 국내외에 알려 투자유치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1974년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온산공단은 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녹지공간 등 공단환경은 열악하고 삭막해졌다"면서 "그린웨이가 조성되면 생명력 넘치는 생태공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4단지

구미4단지는 자연생태계를 살린 친환경공단으로 조성되고 있다. 지난달 공단 내에 공장과 주거지역의 완충기능을 할 33만㎡(10만평) 규모의 도시자연공원인 '해마루공원'이 완공됐다. 이 공원은 공장과 주거지역의 완충기능은 물론 근로자, 주민들에게 운동·휴게·만남의 장소로 제공되며, 인접한 주거지역의 녹지역할을 할 전망이다. 1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년 만에 완공한 해마루공원에는 10km가 넘는 산책로, 3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 전망대, 인라인스케이트장, 운동 및 어린이 놀이시설, 근로자쉼터로 활용될 소공원 5곳이 설치돼 있다. 또 4단지를 가로지르는 낙동강 지류인 한천의 4단지 경유 구간(길이 4km, 폭 100m)을 생태계 하천으로 조성하는 공사도 지난해 착공돼 내년 완공된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4단지를 전국 최고의 친환경공단으로 만들어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