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단은 지금 변신 중] 함정웅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공해의 온상같던 대구염색공단이 생명이 살아숨쉬는 친환경적인 공단으로 변신한데는 함정웅 공단이사장의 노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별명은 독일병정, 돈키호테, 함소평 등 여러개가 있다. 그는 지난 1992년 표류하고 있던 염색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갖가지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독일병정처럼 물고 늘어졌으며, 온갖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돈키호테처럼 사업을 추진했고, 등소평같은 지략과 지도력으로 입주업체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대 시절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염색공단 마크와 서체, 전체적인 디자인을 직접했다. 이런 감각을 바탕으로 그는 6, 7년전부터 염색공단을 '염색'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염색공단에 대해 지저분하고 어두컴컴하다고 얘기합니다. 폐수·악취 이미지를 없이려면 컬러가 필요했습니다."

공단 간판과 건물 벽을 컬러풀하게 채색했다. 입주업체 공장 건물과 공단 출입구 등이 밝게 변하면서 시커멓고 칙칙한 이미지가 사라졌다. 올해부터는 구석진 뒷골목까지 색을 입히는 중이다.

"1970년대 말 조성된 염색공단은 건물이 낡았기 때문에 방치하면 3공단과 서대구공단처럼 무질서해집니다."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지만 변신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설득 때문에 입주업체 대표들이 하나같이 밀어줘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하는 공단으로 변모시켰다.

그는 "찾아온 사람들이 악취가 풍기고 저지분한 공해지역인줄 알았는데 너무 깨끗하고 깔끔해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비단 공단의 색깔만 바꾼 것은 아니다. 과감한 개혁을 통해 공단의 외형을 취임 당시보다 2.5배나 늘렸다. 열병합발전소를 만들어 입주업체들이 안심하고 스팀과 전기를 공급받도록 하고 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끝에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 200ppm이 넘던 공단 배출수를 현재 10ppm 이하로 개선했다.

이런 결실들로 인해 입주업체 대표들은 함 이사장이 앞으로도 4년간 공단을 이끌 정도로 전폭적인 신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염색공단은 이전해야 하겠지만 그 때까지는 가족들이 소풍을 오고 시민들이 산책할 수 있는 공단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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