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투수가 잘 던져도 점수가 나야 이길 수 있는 법이다. 두터운 방패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공동 2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선발 이상목(37)의 투구는 돋보였다.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5회말까지 1피안타 무실점의 호투. 1, 3, 5회초 찾아온 득점 기회에서 삼성 공격진이 한 번이라도 점수를 뽑아냈다면 15년여 만에 다시 고향팀 유니폼을 입은 이상목이 시즌 첫 승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삼성 중심 타선은 철저히 침묵했다. 1회초 1사 1, 3루 기회에서 4번 심정수는 투수 앞 땅볼을 치는 바람에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됐고 5번 제이콥 크루즈의 내야 땅볼로 득점에 실패했다. 3회초 김창희, 신명철, 양준혁의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심정수는 병살타를 쳤고 5회초 1사 1, 2루 기회에서도 양준혁, 심정수 모두 범타에 그쳤다.
2번 타자 신명철(2타수 1안타 2볼넷)이 잇따라 출루하며 '밥상'을 차렸지만 양준혁(4타수 1안타)-심정수(3타수 무안타)-크루즈(4타수 무안타)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이를 전혀 떠먹지 못했다. 선취 득점을 했다면 6회 이후 철벽 불펜을 가동했겠지만 역시 불펜이 강한 SK와의 남은 경기를 고려할 때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는데 필승 카드를 불쑥 꺼내들 수도 없는 일.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음에도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던 이상목은 결국 6회말 2사 3루의 위기에서 SK 박재상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김재현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주는 등 6, 7회에만 안타 6개를 맞으며 무너졌다. 이날 이상목이 적은 최종 성적표는 6과 1/3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으로 시즌 첫 패. 경기 중반까지의 역투도 허사로 돌아갔다.
SK 좌완 선발 김광현은 2회와 6회에만 삼자 범퇴로 막았을 뿐 매회 주자를 내보냈다. 5회까지 선두 타자를 한 번도 출루시키지 않은 이상목과 비교되는 부분.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7이닝 동안 7회 삼성 포수 심광호에게 내준 솔로 홈런을 포함해 안타 5개, 볼넷 3개를 내주면서도 1실점으로 막아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한편 두산은 선발 게리 레스의 호투와 오랜만에 폭발한 타선을 앞세워 선두를 달리던 홈팀 롯데에 10대4로 승리했다. LG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김용우의 몸에 맞는 볼로 끈질기게 따라붙은 원정팀 KIA를 10대9로 눌렀다. KIA는 7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홈에서 우리를 5대4로 꺾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6일 선발 투수
삼성 전병호-SK 송은범(문학)
두산 김명제-롯데 이용훈(사직)
LG 최원호-KIA 윤석민(잠실)
한화 정민철-우리 이현승(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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