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것, 한국생활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구미지역에 사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결혼이주여성들이 14일부터 소외 및 빈곤가정의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원어민 영어 강사로 나섰다.
이들 이주여성들은 한국세상의 밖으로 나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영어 강사로 나선 이주여성은 장제(27·중국) 엠마(27·필리핀) 엘비라(44·필리핀) 체티파팍(33·태국) 제인(32·태국) 프리실라(36·홍콩)씨 등 모두 6명. 결혼 1, 2년차인 새내기 주부들은 모국의 대학에서 대부분 영어를 전공한 학·석사 출신들로 영어에 능통하다. 이들은 구미시내 7개 지역아동센터의 4~6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주 1, 2회 2시간씩 영어회화를 중점 교육한다. 14일 고아읍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 13명을 대상으로 첫 수업한 체티파팍씨는 "첫날이라 쉬운 영어회화를 가르쳤고 아이들도 곧잘 따라해 아주 재미있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영어보단 한국말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상모동 지역아동센터에서 12명을 대상으로 첫 수업한 엠마씨는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한국사회의 구성원이 된 것 같아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에겐 한달에 30만∼40만원의 강사료가 지급돼 이주여성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란 효과도 얻고 있다.
이들이 원어민 영어 강사로 나선 게 된 것은 영어교육이 가능한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아 형성과 자존감을 부여하고 영어교육 기회가 적은 소외 및 빈곤가정의 자녀들에게는 원어민 교육 기회 제공이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구미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의 기획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들로 구성된 은하수봉사팀은 강사료와 교재비 3천만원을 지원한 것은 물론 봉사팀원 1, 2명이 이주여성들의 영어 수업에 합세, 심화학습을 돕고 있다. 은하수봉사팀의 조호수(무선사업부)씨는 "나중에 지역아동센터별로 영어경연대회를 갖는 등 수업 열기를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구미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의 이명숙 팀장은 "영어교육이 가능한 이주여성들을 계속 발굴해 원어민 수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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