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親李계 '넘버 2' 경쟁 본격화?

구심점 잃은 한나라, 7월 전대 앞두고 권력분화 조짐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내 친이계의 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발빠르게 당권도전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기선 제압에 나서자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낙마로 구심점을 잃은 친이계가 소그룹으로 분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 전 최고위원과 박희태, 김덕룡 의원 등 친이계의 다선·중진의원들이 모두 공천탈락하거나 낙선하면서 여권내 권력지도가 변형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의 경우, 원외대표 도전을 포기하고 미국이나 러시아 유학을 고려중이다. 이 전 최고위원 측이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17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국회의원의 소임을 다할 것이며, 거취는 그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해외유학설은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최고위원 측에서는 "주변 일각에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외국연수를 건의하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당분간 정치권을 떠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 전 최고위원이 정치권을 떠남에 따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내 2인자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비중 있는 대표주자가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향후 여권내 권력지도는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을 거치면서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유력해졌다.

친이계 분화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 최고위원이 과연 친이 측으로부터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지원을 받을 수 있느냐이다. 그는 최근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권도전 의사를 공식화했으나 도전의 성공 여부는 친이계와의 화학적 결합에 달려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표의 당권도전 여부와도 관련되어 있는 사안이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정 최고위원과 손잡는 방안보다는 남경필 의원을 비롯해 소장파들의 지원을 기대하는 인사들이 독자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남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출마할지 여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전당대회 출마쪽으로 한발 옮겼다. 홍준표 의원도 대표경선쪽에 마음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직 가타부타 말하기 이르다"면서도 "향후 당 대표는 친이, 친박 진영을 조정·통제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며 도전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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