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SS501

소년들, 남자가 되다

SS501은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이다. 귀여운 외모와 밝고 신나는 음악, 여기에 핑클을 키워낸 DSP엔터테인먼트의 제작 노하우까지, SS501의 행보는 수 많은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연습실과 소속사 사무실 앞에는 항상 소녀팬들이 진을 치고 있고 외국에 갔다 오는 길에는 항상 팬들이 공항 마중을 한다.

아이돌 그룹의 교과서 같은 행보를 해온 SS501. 그런데 마냥 소년 같기만 하던 이들이 변신했다. 더 남자다워졌고 더 당당해졌다. '소년'이 '남자'가 된 것이다. 얼마 전 1년여 만에 한국 무대에 컴백하면서 강한 비트의 노래 '데자뷰'를 들고 나온 것도 이 남성다움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남성스러움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제 우리 나이도 22~23세인데 언제까지나 소년 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잖아요. 또 실제로 우리 스스로도 많이 성숙했다는 것을 느끼고요."(박정민)

검은색 의상과 화려한 댄스도 변화의 상징이다. "우리에게 댄스 실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었어요. 그걸 만회하려고 강한 비트의 댄스를 준비한 거였죠. 웬만하면 라이브 무대를 연출하려는 것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김현중)

이들은 지난해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활발히 활동했다. 소속사의 현지화 전략에 따라 한국 가수라는 이미지보다 일본 가수로 활동하며 팬층을 두텁게 했다. 덕택에 장년층 이상의 팬이 많은 다른 한류 스타와 달리 젊은 층에게도 사랑을 받아 한류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에서 발매된 SS501 일본 싱글앨범 2장과 정규앨범 1장은 모두 앨범 판매 순위 10위권 안에 들면서 선전했고, 앨범 발매 후 요코하마에서 진행된 쇼케이스 역시 수백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일본에서 각종 버라이어티쇼에 출연해 끼를 뽐냈고 이 가운데 멤버 박정민은 후지 TV의 예능 프로그램 '이케멘 합중국' 프로그램에 고정 게스트로 활동했다.

"처음엔 일본 진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첫 싱글 앨범이 판매 순위 5위 안에 들고 인기를 얻게 돼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처음에는 못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본에서 많이 알아봐 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형준)

이 같은 일본 활동은 이들에게 더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 한국 무대에서 뿐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서도 당당한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이 일본에서 더욱 강해졌다. 더 성장하기 위해 기울여야 할 노력들에 대해서도 깨달았다.

"실력있는 아이돌 그룹들이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아이돌 스타'라는 말은 양날의 칼이에요. 때론 고맙기도 하지만 우리의 영역에 한계를 지우기도 해요. 더 열심히 노력하면 그냥 기획으로 만들어진 연예인이 아니란 것을 알아주시겠죠."(김규종)

데뷔 4년차. 그간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제는 '아이돌 스타' 다음의 단계를 준비해야할 때다.

학교 밴드 출신인 김현중은 밴드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다. "SS501 활동도 만족하지만 음악의 길이를 줄여야 하거나 특정 장르의 음악을 해야 하는 등 음악적인 제약이 있다. 그런 제약 없이 마음껏 음악을 하고 싶다"는 김현중이다.

박정민은 연기자를 꿈꾼다. 현재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아직은 SS501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할 때이지만 앞으로 영화나 뮤지컬에 출연해 열정을 뿜어내고 싶다.

박정민은 현재 시나리오를 쓰는 법도 조금씩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글을 쓴다'고 하기엔 실력이 일천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박정민은 알려진대로 일본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활발한 일본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김규종은 보컬 트레이닝과 춤 연습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케이블 채널 엠넷의 음악전문 프로그램'엠!카운트다운'에서 선배 가수 비의'잇츠 레이닝(It's raining)'을 완벽하게 재현해내 눈길을 끌었다.

김형준은 작사와 작곡을 배우고 있다. R&B나 팝 느낌이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만들어 직접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꾼다. 물론 지금은 SS501 활동이 먼저다.

멤버 가운데 보컬이 가장 뛰어난 허영생도 음악적인 깊이를 갖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바쁜 활동 스케줄 틈틈이 노래 실력도 더 연마하고 작곡과 작사, 춤 등을 연습하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목표가 커진 이들의 활동은 영역 불문이다. 가요 프로그램 뿐 아니라 각종 버라이어티에 나와서 끼와 재능을 뽐내고 있다. 몇몇 프로그램에서 MC도 맡고 있다.

"우리는 아직 보여줄 게 너무 많아요. 해야할 일도 너무 많고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봐 주시면 되요."(허영생)

아이돌 그룹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나아가 아티스트로의 변화까지 꿈꾸는 SS501의 2008년은 정신없이 지나갈 듯하다.

연예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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