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정희]새마을운동의 역사적 평가

외국서는 벤치마킹, 국내서는 역사적 평가, 자료 부족

해방 후 불과 반세기 남짓한 기간동안 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이룬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높은 교육열, 부지런한 국민성, 국가적 역량, 리더십… 등 성장 동력의 요인은 많다. 그러나 이 가운데 빼놓을 없는 것이 70년대 시작된'새마을운동'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제창한 새마을운동은'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새마을운동의 기치=1970년 4월22일 박정희 대통령이 한 지방장관회의에서"지붕개량이 잘 되고 마을주변과 안길 등을 잘 가꾼 청도읍 신도리를 본보기로 우리나라의 마을과 국토를 잘 가꿔 보자"고 제안하면서 우리나라 농어촌 전역에 새마을운동의 기치가 올려졌다.(1975년 대통령 비서실 발간'새마을' 화보집)

돌이켜 보면 70년대 초반까지 농어촌 가구의 80%는 초가집이었고 전기가 들어온 마을도 채 20%도 안됐다. 마을마다 길은 좁고 구불구불해 경운기마저 다니지 못했으며'퐁당 변소'와 허물어가는 흙 담장이 열악한 생활환경을 대변했다.

도농간 소득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이미 두 차례에 걸친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성과로 농어촌에 만연한 빈곤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도 하루 빨리 퇴치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 시점이었다. 새마을운동은 따라서 이 모든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근면·자조·협동 정신을 바탕으로 농어촌 개발, 생활환경 개선, 소득증대를 3대 핵심과제로 삼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주민의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내게 된다.

마을 길을 넓히고 콘크리트 담장을 쌓고 전기공급에 이은 전화보급, 지붕개량과 사방사업을 통해 산사태와 만성 물난리를 막아 안정적인 농산물을 생산에 기여를 했다. 비만 오면 떠내려가던 섶다리, 돌다리도 정부지원과 주민 격려금제도를 통해 튼튼한 교량으로 대체됐다. 통일벼의 육성과 장려로 식량사정도 해결됐다. 전국의 농어촌을 기초·자조·자립 마을 등 3등급으로 나눠 정부지원금을 차등화하면서 주민들의 협동정신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38년이 흐른 현재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맞았다.

◆국가발전 브랜드로 뜨고 있는 새마을운동=10.26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새마을운동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과 동남아 등 경제후발국들의 국가발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 동티모르, 몽골, 필리핀, 러시아 연해주 등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 정신과 시설지원을 통해 해당 지역민들의 의식전환 및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이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교육을 받기도 했다.

특히 중국은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신농촌정책 토론회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워야할 운동으로 결정하고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적극적인 후원아래 500여명의 공무원을 한국에 파견하기도 했다.

경북도도 2006년부터 이러한 세계 각국의 새마을 운동에 대한 관심을 널리 보급하고자'새마을운동 세계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국가발전프로그램으로서의 새마을 운동을 보급하는데 팔을 걷고 나섰다. 일례로 경북도는 베트남 타이응우엔성의 룽반마을에 새마을 회관과 보건소를 건립했다.

◆학문적 정립이 필요할 때=절대빈곤을 타파하는 핵심동력이 된 새마을운동은'해방 이후 가장 잘된 정책 1위(광복 49주년 경향신문 여론조사)'에 선정된 바 있다. 국민소득 1만달러 돌파에 영국이 200년, 미국 180년, 일본이 100년 걸린데 비해 우리나라는 32년 만에 달성했다. 나라 밖에선 개발모델로 활발한 벤치마킹도 이뤄진다. 새마을중앙회에 따르면 외국인으로서 새마을교육을 받은 사람은 92개국 2천200여명이 넘는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선 새마을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자료가 충분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관련, 영남대 최외출 교수는"새마을운동의 세계화가 필요하며 21세기형'새마을학'을 정립할 때"라고 역설한다.

돌이켜 보면 새마을운동이 단순히 집을 새로 짓고 도로를 내는 것에 그친 게 아니라 70년대 국민의식개혁운동이자 경제성장 동력이었고, 이제는 21세기 지구촌의 문화교육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는 마당에 국내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

그래서 올해 1월 최 교수는 '한국새마을학회'를 출범시켰다. 목적은 새마을운동을 △지역사회 발전이론으로 체계화하고 △전문요원을 양성, 국제봉사와 민간외교활동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 학회엔 53개 대학 17개 연구기관 및 23개 공공기관 151명이 참가하고 있다.

최 교수는"정부나 정권차원이 아니라 국가 미래 차원에서도 새마을운동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확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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