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술이야기]포도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와인 붐이 일어나면서 곳곳에서 와인스쿨이 열리고 또 와인투어 상품도 마련되고 있다. 와인이 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장수하는 데 좋은 음료라고 알려지면서 덩달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술 소비패턴이 변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와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애호가들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에 존재하는 주류 가운데 와인처럼 품종이나 품질이 다양한 술은 없다. 처음으로 와인을 접하는 사람들은 마시는 방법이나 격식에 익숙하지 못해 당황하게 된다. 포도의 품질과 품종, 재배지의 토질, 그리고 포도가 익을 무렵의 기후조건 및 일조량 등에 따라 생산 와인의 품질이 서로 다르므로 와인의 경우 그 수확년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그래서 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약간의 와인 상식이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술을 좋아하고 많이 접했던 사람이라도 와인의 다양한 종류와 무수하게 많은 와인을 잘 알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하지만 술관련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한 와인에 대해 상세한 지식을 쌓을 필요는 없다. 다만 자기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몇가지 와인 정도는 알아 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와인의 역사는 포도주의 역사에서 시작됐다. 그러면 인간은 언제부터 포도를 발효시켜 마신다는 생각을 하였을까? 기록에 의하면 고대 바빌로니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바빌로니아의 왕 함무라비는 포도주 장사가 포도주의 양을 속여서 팔면 그 장사치를 물속에 거꾸로 쳐넣었다는 기록을 갖고 있고, 성경에 의하면 노아가 대홍수 이후 첫번째 농사를 지어 포도주를 담궈 마시고 매우 취했다는 기록도 있다. 인간이 포도주를 빚어 즐기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6000~4000년경 흑해와 소아시아 반도에서부터다. 최초의 포도주 양조법은 다 먹지 못한 포도 보관과정에서 즙이 흘러 자연 효소와 작용, 발효된데서 비롯됐다.

와인이 본격 전파된 것은 로마시대다. 성탄절 전야에 TV를 통해 방영되는 벤허, 쿼바디스, 클레오파트라 같은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한 명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로마의 지배자들은 프랑스'스페인'독일 등의 식민지에 포도원을 조성해 좋은 와인 확보에 열을 올렸고 그 재배기술을 전파, 와인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로마제국 멸망 후 포도원은 수세기 동안 교회의 수도원에 의해 전파됐는데 당시엔 모든 학문의 중심지였던 수도원의 수도사들에 의해 포도 재배 기술이 연구됐고, 와인의 개량과 발전이 이뤄졌다. 이처럼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기술은 가톨릭과 기독교의 복음전도 방식으로 이용됐으며, 국가로부터 면세 혜택을 받는 등 국책적 배려에 의해 이들 유럽의 포도원은 거의 교회의 소유가 됐던 것이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나고 교회를 보호하고 있던 신성불가침이던 왕권이 무너지면서 교회 소유의 포도원들은 소작인들에게 분할, 분배되는 전환점을 맞았다. 그 후 자본가에 의한 포도재배가 성행되면서 유럽과 북남미에까지 와인이 전파,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와인의 명산지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의 포도주 역사는 매우 짧은 편으로 가정에서 식용포도를 이용, 포도주를 담그거나 공장에서 주정에 포도를 넣어 침출한 저급의 포도주를 생산한 것이 고작이었다. 1967년에 대구의 사과를 원료로 '파라다이스'가 생산되면서 최초의 과실주가 시판됐고 77년 정통 고급와인 '마주앙'이란 포도주가 등장하면서 포도주 국산화시대를 맞았다.

신영휴(금복주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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