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부경찰서가 지난 3일 하모(37)씨를 붙잡은 데 이어 16일 공범 차모(33)씨를 검거함으로써 지난 2월 27일 새벽 발생한 포항 대송면 소주방 여주인 살해사건은 해결됐다. 발생 50일 만이다. 이번 사건은 범행수법이 워낙 잔혹했던데다 범인들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현장에 불까지 지른 뒤 도주하는 바람에 자칫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공산이 컸었다. 이런 우려에도 범인 2명을 모두 검거하자 윤재옥 경북지방경찰청장은 "형사들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라며 수사팀원들을 격려했다.
수사팀원들은 사건발생 후 범인들이 현장에 불을 질러 증거를 없애는 바람에 단서를 찾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수사범위를 넓힌 형사들은 현장 주변에 설치된 방범용 CCTV 화면을 일일이 살폈다. 또 최근 출소한 동일 수법 전과자들의 행적도 뒤쫓고 현장 근처를 통과한 렌트카 등도 모두 조회했다. 이 과정에서 흰색 승용차 한대가 유력하게 떠올랐고 이 차를 빌린 이들이 강도강간 등 흉악범죄를 수차례 저지른 전과가 있는 하씨와 차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의 뒤를 추적한 경찰은 37일 만(지난 3일)에 경남 의령군의 한 여관에서 숨어지내던 하씨를 붙잡아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살해당한 김씨의 귀금속 등 장물거래 사실을 알아낸 것이 결정적 단서였다. 그러나 달아난 공범 차씨의 행적은 묘연했다.
경찰은 주민등록상의 주소지가 부산으로 돼 있을 뿐 사실상 주거부정이나 마찬가지인 차씨가 그래도 부산 인근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잠복과 탐문을 멈추지 않았다. 경찰의 이런 노력으로 마침내 16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서 그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한 수사팀원은 "강도강간 8범의 전력을 갖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아온 차씨가 거리를 계속 활보했더라면 어떤 추가범죄를 더 저질렀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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