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교복에도 개성이 있나니…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더 이상 교복을 입은 언니, 오빠들을 동네에서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중3이 되던 해부터 교복이 부활하더니 이듬해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교복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마다 어떤 옷을 입을까 하던 고민을 하지 않게 된 장점과 너무 개성 없고 획일적인 교복착용의 단점이 항상 희비를 엇갈려했었다.

뭔가 변화를 주고 싶어도 고작 할 수 있었던 건 치마허리를 한번 내지 두 번 접어 치마를 짧게 만들어 다리를 조금이나마 길어 보이게 하는 방법, 조끼 뒤를 집게로 고정해 허리를 가늘어 보이게 하는 방법. 그게 전부였다. 벌써 15년이나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단정한 교복만으로도 청순함을 보일 수 있는데 왜 굳이 그렇게 신경을 썼었나싶다.

요즘 학생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여자 애들은 블라우스가 짧아지고, 남자애들은 바지 통을 줄여 멀리서보면 타이즈를 신은 듯 보이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자켓을 아주 짧게 바지는 통 나팔로 수선해 새로운 교복 패션을 보이는 남학생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교복에도 분명 유행이라는 게 있다는 것이다.

학교규정에 부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나름 자신의 감각에 맞춰 고쳐 입는 것도 학창시절 하나의 재미거리란 생각이 된다.

고1이 끝날 때쯤, 우리의 교복패션을 증거로 남기자며 친구들과 많은 사진을 찍었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니 괜히 설레는 건 왜일까? 교복과 함께 한 그리운 내 여고시절.^^

김윤정(대구 수성구 중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