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에게 공개된 세계 최초의 박물관은 영국 옥스퍼드에 있는 애쉬몰리언(Ashmolean) 박물관이라고 한다. 골동품 수집가였던 애쉬몰이 자신의 수집품을 옥스퍼드대학에 기증해 1682년 5월 개관했다. 애쉬몰리언 박물관 개관 이전에도 수집품은 존재했다. 그러나 왕이나 귀족들이 자신들만의 은밀한 공간에서 즐긴 개인적 豪奢(호사)였지,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아니었다.
애쉬몰리언 박물관 개관 이후 대영박물관이 1759년에 문을 열었다. 대영박물관은 유물의 양과 질에서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다. 그러나 '대영제국'시절 전 세계 유물들을 약탈해 모은 탓에 각국으로부터 유물반환 요구를 받고 있으며 '장물 보관소'란 혹평을 듣고 있기도 하다.
한국 최초의 박물관은 1908년 9월 순종황제 때 창경궁 내에 설치한 이왕가박물관으로, 고고유물과 고미술품을 전시했고 1909년 11월 일반에 공개되었다. 우리 박물관의 역사도 100년이나 되는 셈이다. 이왕가박물관은 이왕가미술관으로 발전하였고, 이 미술관은 1945년 8.15광복 이후에도 문화재관리국 덕수궁미술관으로 존속하다가 1969년 5월 국립중앙박물관에 통합되었다.
박물관은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그대로 집약된 종합문화센터다. 따라서 특정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쉽고 빠르게 이해하는 지름길은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여행객들의 旅程(여정)에 대개 박물관 방문이 포함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5일 안동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안동시박물관협의회' 창립대회가 열렸다. 문화재를 수집.보존하고 전시하는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고 박물관 사이의 결속과 상호교류를 통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안동은 건축과 관련된 문화재의 약 30%가 집중돼 건축학자들은 안동을 '건축박물관'이라고 부를 정도다. 게다가 안동엔 국가나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박물관 외에 학봉 김성일 선생의 종가인 운장각, 광산 김씨 유물을 전시한 숭원각 등 여러 문중의 유물전시관이 많다.
그러나 각 문중의 종가유물전시관들은 거의 닫혀 있다.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평소엔 불을 껐다가 '특별한 손님'이 오는 날에만 문을 여는 것이다. 안동지역 종가들은 건축비만 지원할 게 아니라 운영비도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지원책이 강구되길 기대한다.
조영창 북부본부장 cyc5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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