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대통령 첫 순방 최대 수혜자는 대구·경북"

이명박 대통령 첫 해외 순방의 최대 수혜자는 대구·경북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21일 한·일정상회담에서 포항 부품·소재 전용 공단 조성을 직접 언급했고, 한·미 에너지 장관 회담에서는 울릉 분지 가스하이드레이트(GH) 상업 생산을 위한 공동개발협력 의향서(SOI)에 서명하는 등 대구·경북 발전과 직접 연계되는 회담 결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부품·소재 전용 공단의 위치와 규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가 '포항 철강산업단지'를 구체적으로 지칭했고, 포항이 부품·소재 분야만큼은 국내 최고라는 점을 감안하면 포항이 제1후보지, 규모는 일본·독일 등 부품·소재 강국의 투자 규모와 지식경제부, 경북도, 포항시의 '밑그림 그리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울릉 분지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협력 의향서 서명은 상업 생산되는 2015년 이후에나 경제 파급 효과가 생기는 장래의 일이다. 하지만 GH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인도, 중국 등 5개국에만 부존이 확인된 신에너지이고, 울릉 분지가 경북의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에 포함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란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GH란 천연가스가 영구 동토 또는 심해저의 저온·고압 상태에서 물과 결합해 얼음처럼 형성된 고체 에너지로 이른바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한·일간에 체결된 반도체 기술, 염색기술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반도체 관련 나노 기술 MOU는 당사자가 포스텍(옛 포항공대)의 포항 나노기술집적센터(센터장 정윤하)이고, 고기능성 섬유 기술은 섬유 도시인 대구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MOU가 이 대통령의 방일 중에 체결돼 의미가 더욱 크다는 풀이다.

한·일 양국이 반도체 기술 연구 협력사업의 1단계 사업 분야를 반도체·디스플레이 나노 소재, 재료, 소자 등 3개로 구체화하고, 구미의 도레이새한, 일본의 도레이,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등 5개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기술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도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무관치 않다.

게다가 이 대통령이 미국·일본 순방 중 기후 변화 대책과 에너지 안보에 대해 누차 강조한 점도 대구·경북 발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기후 변화 대책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대규모 시범단지 건설을 약속했고, 그 적지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을 유치한 경주 등지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 정부는 광역권 개발 계획을 세우면서 대구·경북의 전략 산업으로 전자·섬유산업에다 에너지 산업을 추가한 대목에서도 대구·경북을 에너지 메카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마침 경북도도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발맞춰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짜놓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 계획에 구체성이 결여돼 있고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기후변화·에너지대책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대구·경북이 정부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해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나 여타 에너지 산업을 지역에 투자할 수밖에 없도록 여건을 미리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쿄에서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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