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품질·기술력 갖춘 토종두부 활로 모색 '주목'

▲ 해말금식품은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부부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사진은 해수두부를 제조하는 작업 모습.
▲ 해말금식품은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부부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사진은 해수두부를 제조하는 작업 모습.

대구 동구에서 해수두부를 생산하는 해말금식품(대표 김종학). 이 업체는 지난해 대대적인 시설 개체 작업을 했다. 현대화된 시설로 식품대기업들과 한판 승부에 나선 것. 두부 응고 과정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두부를 만드는 이 업체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모에 1천300원으로 일반 두부보다 다소 비싼 편이지만 냄새가 구수하고 끝맛이 좋아 백화점이나 대형소매점에서도 인기가 있다. 올해 들어선 매출도 전년 동기에 비해 100% 이상 늘고 있다. 김종학 대표는 "밥을 비벼 먹을 수 있는 즉석 컵순두부도 연구개발, 조만간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유통망과 막대한 자본을 통한 저가 물량 공세로 대기업들이 장악한 두부 시장에서 영세하지만 고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지역업체들의 대응이 주목을 받고 있다. 품질을 고급화하고 틈새시장을 파고 들면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나고 있는 것.

칠곡 왜관에 있는 (주)제이에프(대표 이동수)는 5년전 다시마를 이용한 두부를 제품화했으나 판로 및 자금력 문제로 중도 포기했다가 최근 식물성 고급 응고제를 사용한 포장두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두부업계 최초로 HACCP(위해요소집중관리기준) 인증을 획득, 위생과 안전성도 높였다.

국산콩 두부제품 경우 한모에 2천500~2천600원짜리를 영남권 틈새시장 위주로 납품하며 매출이 작년보다 110% 증가했다고 한다. 이 회사 우제원(36) 관리부장은 "갈수록 판로가 좁아져 일부 제품은 대기업과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하기도 한다"고 했다.

초당두부를 생산하는 군위 다솜두부는 응고된 두부를 압착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물을 빼 입자가 조금 거칠지만 고소한 맛이 특징인 제품으로 승부하고 있다. 이대동 대표는 "종가·CJ두부가 나온 2005년 이후 매출이 35% 감소했지만 다품종 소량체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포장순두부·연두부도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네시장에는 즉석 두부업소들이 틈새시장을 노리며 파고들고 있다. 즉석두부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어 창업이 쉬워졌다는 이유도 있지만 대기업 포장두부의 영향력이 덜 미치고 따끈하고 신선한 맛이 강점이어서 소비자의 호응도 높기 때문이다.

대구 평리동에서 10년 동안 즉석두부를 제조 판매해온 청호식품 이동철 사장(52)은 "겨울에는 찾는 손님이 많아 하루 10판 이상 판매, 수입이 그런대로 괜찮고 날씨가 더운 요즘은 조금 떨어진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성 대구경북연식품조합 상무이사는 "대기업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포장제품을 쏟아내고 있고 소비자도 대기업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토종두부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지역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경북 두부시장은 5년 전만해도 지역기업이 80% 정도 점유할 정도로 성업했지만 지금은 대기업들에게 40% 이상 빼앗겼고 지역 두부업체수도 20% 정도 격감, 현재 320여개 남아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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