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이번엔 임대로'.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는 주택업체들이 입주를 앞둔 미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임대' 전환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와 입주 후 잔금 유예 등 각종 '판촉 방안'으로도 미분양 물량 해소가 쉽지 않자 '전·월세'로 미분양 털기에 나선 것.
분양 아파트 임대 전환은 중대형 평형과 미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단지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분양 아파트 임대에 따른 자금 부담과 추후 분양 등에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주택업체로서는 일시적으로 자금 부담을 덜 수 있고 손쉽게 입주자를 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신규 분양 단지 임대 방식은
현재 대구 지역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임대 전환을 검토 중인 곳은 4, 5개 단지에 이르고 있다. 모두 입주가 눈앞에 닥친 단지들로 최근 2, 3년간 아파트 집중 공급으로 미분양이 많은 일부 지역이나 수요층이 적은 대형 아파트가 대상.
분양 아파트 임대 전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전세 계약을 맺은 뒤 임대 기간이 끝나는 2년 후 아파트 세입자가 아파트 분양을 받는 '조건부 임대'와 시중 일반 전세와 같은 '비조건부 전세'로 나눌 수 있다.
'조건부 임대'는 IMF 직후 대구 지역에서 3, 4개 단지가 시행에 들어간 전례가 있으며 임대후 분양도 성공적이었다.
전세 가격은 시중 임대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 가격의 50~60% 수준. 이 경우 세입자는 전세 가격으로 입주를 하는 셈이 되며 나머지 잔금은 2년 뒤에 납부하면 된다. 지역내 신규 아파트 '임대 단지'의 등장은 빠르면 5월부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입장에서 최악의 임대는 '비조건부 전세'.
임대 기간이 끝난 뒤 계약 해지가 자유로운 조건으로 수요층을 찾기 어려운 단지를 대상으로 달서구 지역 내 몇 개 단지에서 '임대 전환'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임대 전환을 준비 중인 모 시공사 관계자는 "비조건부 전세로 신규 아파트를 임대하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시공사는 임대 기간이 끝난 뒤 다시 집수리를 해야 신규 분양이 가능하다"며 "시공사 입장에선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다.
시공사들이 신규 아파트 임대 사업이라도 하는 것은 자금난 때문. 임대를 하면 전세금으로 분양금을 50% 정도 회수할 수 있고 나머지 부분은 금융권 담보 대출을 통해 확보가 가능하다. 미입주에 따른 관리비 부담도 덜 수 있다.
◆시장 반응
일부 업체가 임대 전환을 위해 지난달부터 시장 조사 및 임대 업체 선정 등 사전 준비에 들어갔으며 결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
임대로 전환된 신규 입주 아파트 등장은 실수요자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세 수요자의 경우 새집에 입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상황 불투명으로 매수 타이밍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2년간 판단 유보가 가능해진다.
특히 대형 단지의 경우는 관리비 부담으로 인해 임대 수요 확보가 어려울 경우 시공사에서 관리비 일부 보조까지 검토하고 있어 조건은 더욱 유리해지게 된다.
한 분양 대행사 대표는 "분양 시장 침체로 매수 심리가 사라진 시점에서는 가장 적절한 상품이 '조건부 임대'"라며 "문제는 가뜩이나 어려운 분양 시장이 임대 물량 공급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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