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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 한국축구, 올림픽 벽 넘어설까?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 이전까지 월드컵 대회가 한국 축구에게 수많은 좌절을 안겨준 무대였듯이 올림픽 무대도 한국 축구에게 높은 벽이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통과는 커녕 1승도 거두지 못해 고개를 떨구어야 했던 월드컵 대회에 비해 올림픽에선 승리도 거두고 조별리그 통과의 역사도 가지고 있다. 성장 과정에 있는 선수들이 겨루는 올림픽 무대는 기량이 만개한 선수들이 만나는 월드컵 무대에 비해 기량 차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1964년 도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이후 24년간 올림픽과 인연이 없다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이번 베이징올림픽까지 6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그동안 한 번도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8강까지 올랐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는 개최국이었지만 당시 소련과 아르헨티나, 미국과 한 조에 속해 소련, 미국과 0대0으로 비기며 선전했으나 아르헨티나에 1대2로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소련 축구는 서울올림픽에서 우승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는 스웨덴, 모로코, 파라과이와 한 조에 속해 3무승부를 기록했으나 조별 리그 통과에는 실패했다. 4년 후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의 지휘하에 미국 애틀랜타로 가 가나를 1대0으로 누른 후 멕시코와 0대0으로 비겨 조별 리그 통과가 기대됐으나 이탈리아와의 최종전에서 1대2로 패해 분한 눈물을 흘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강호 스페인에 0대3으로 대패한 후 칠레와 모로코를 1대0으로 연파, 2승1패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이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김호곤 감독의 지도 아래 그리스, 말리와 비기고 멕시코를 이겨 1승2무로 8강에 오른 후 파라과이에 2대3으로 패했다.

한국 축구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카메룬, 이탈리아, 온두라스와 D조에 속하게 되었다. 최악의 조 편성을 피했다느니, 험난한 진로가 예상된다느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만 축구 실력이 강하지 않은 한국이 강호들이 지역 예선을 거쳐 나오는 올림픽 본선에서 쉬운 상대를 찾기란 힘들다.

카메룬은 아프리카의 강호로 시드니올림픽 우승팀이고 이탈리아는 전통의 강호로 올림픽은 물론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과 인연이 많은 팀이다. 카메룬에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지닌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사무엘 에투(FC바르셀로나)의 와일드 카드 합류가 거론되고 있고 이탈리아 역시 재능 많은 노장 미드필더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의 합류 가능성이 있다. 온두라스에는 다비드 수아소(인터밀란)가 중심을 잡을 전망이고 한국 역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재진(전북 현대) 등이 와일드 카드로 거론된다. 한국 축구는 올림픽 무대에서 새 역사를 쓸 준비에 나서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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