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타자 '사자의 용기' 보여라"…팀타율 '꼴찌'

"투구 패턴은 미리 공부한 뒤 타석에 서기 전 노릴 공을 정하고 들어갔어요. 상황에 따라 바뀔 수는 있겠지만 타석에서 생각이 많으면 제대로 칠 수 없어요. 눈깜짝할 사이에 공이 날아오는데 머리가 복잡하면 어떻게 칠 수 있겠습니까."

개인 통산 타율 0.331로 1위에 올라있는 데다 4차례 타격왕에 올랐고 출루율 1위 자리를 6번 차지했던 '안타 제조기' 장효조(현 삼성 스카우트)의 타격론이다. 그는 또 "볼 카운트가 타자에게 유리할 때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놓쳐서는 좋은 타구를 날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삼성 라이온즈는 1승5패로 부진했다.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진 탓도 있지만 제 때 터지지 않는 타선도 책임이 있었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64로 2위지만 팀 타율은 0.241로 꼴찌다. 팀 타율 순위에서 삼성 바로 앞에 자리한 한화 이글스(0.248)는 홈런포(23개)에 강점을 갖고 있다. 삼성의 팀 홈런 수는 14개.

삼성의 주전 라인업 가운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1번 타자 박한이와 5번 타자 제이콥 크루즈 정도다. 박한이는 타율 0.368(최근 5경기 0.345)로 공격 물꼬를 트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고 최근 5경기 타율이 0.471에 이르는 크루즈(타율 0.299)는 양준혁(0.214), 심정수(0.278)가 기대에 못 미치는 중심 타선에서 분투 중일 뿐이다.

아무리 삼성이 철벽 불펜을 갖고 있어도 경기에서 앞서나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지난주 당한 5패 모두 상대에게 선취점을 내준 뒤 따라붙지 못한 것. 이같은 경기가 이어진다면 경기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결과가 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아 자칫 팬들의 흥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 타선 강화를 위해 노력했던 선동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줄 수는 있겠지만 타자들은 타석에서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승부를 펼칠 필요가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더 크지 못한다. 장 스카우트도 그런 과정을 거쳐 거물이 됐다. 투수전도 재미있지만 타자들의 한방은 관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프로무대에서는 이기는 것이 가장 큰 덕목이지만 어떻게 지느냐도 중요하다. 특히 홈팬들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기기 힘들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치고, 뛰어야 한다. 그것이 낡은 구장 시설, 편하지 않은 교통 환경 등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삼성은 25일부터 상승세가 쉽게 꺾일 줄 모르는 롯데 자이언츠와 열정적인 부산 팬들을 상대로 원정 3연전을 벌여야 한다. 때문에 22일부터 홈에서 두산 베어스와 의 3연전에서 승수를 쌓아야 하는 형편. 선발 로테이션상 두산은 김명제-이승학-맷 랜들 순으로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 타선이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2일 선발 투수

삼성 전병호-두산 김명제(대구)

SK 채병용-롯데 장원준(문학)

KIA 윤석민-우리 이현승(광주)

LG 최원호-한화 정민철(잠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