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 서울 남대문에서 행상을 하며 의류사업주로 자리를 굳혔다는 정한태 청도군수. 재력과 수완이 넘치는 사업가로, 전국 최연소 군의장으로, 그리고 군수로 순풍가도를 달려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내달 1일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 그가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참담한 심정을 지인인 이모(53)씨 등을 통해 본지에 밝혀왔다. 그는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와 압수수색의 와중에도 그리고 소환조사 때도 담담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렇지만 영어의 몸인 그는 최근 몸무게가 8kg이나 빠지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데다 4번이나 수술한 목 디스크가 도져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씨에 따르면 정 군수는 1심 재판 이후 기력을 잃어버린 채 실형을 각오하며, 더 이상 청도의 불행을 막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정 군수는 현재 재판 계류 중인 12명의 구속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이들이 항소심에서는 모두 석방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도 전했다.
그는 "형기를 마치더라도 청도에서 살겠지만, 정치에는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군민들과 고인이 된 두명의 운동원 유가족에게 속죄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장문의 편지지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제출한 사직서와 항소이유서에도 이런 심정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가족의 출마 만류를 듣지 않은 점, 수많은 유권자가 자신 때문에 고초를 당한 점, 자신의 친척과 선량한 이웃이 감옥에 갇히게 된 점 등 크고 작은 오점에 대해 후회하며 법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치열한 선거운동 와중에 '돈선거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무너지게 됐다"며 "돈 선거는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는 심정도 토로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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