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꼬이는 '親朴 복당'…답답한 박근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칩거가 길어질 것 같다. 박 전 대표는 22일 열린 한나라당 당선자 워크숍과 청와대 만찬에 불참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당선자들과 함께한 청와대 만찬에서 "당내는 물론 민주당에도 (정치적) 경쟁자는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 것이다. 복당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뜻에서 불참 '시위'를 한 박 전 대표에게 이 대통령이 입장 변화는 없다며 쐐기를 박은 격이다. 당내 친박 핵심인 유승민 의원은 "밥을 먹고 왔지만 씁쓸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공보특보를 지낸 이정현 당선자는 "복당 문제를 당내 문제라고 치부하고 있는데 당내 화합이 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야당과의 상생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며 "이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복당 문제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은 대구에서 이미 소상하게 밝히지 않았느냐"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공허한 메아리만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답답하기는 친이 측도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친이 성향의 한 지역 당선자는 "미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에게 국정현안이 쌓여있는데도 집권여당이 제 역할을 못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복당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면하고 다음 지도부에 미룬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꼬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복당 문제는 조기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으로 미뤄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17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가 끝나는 5월 말까지는 복당 문제가 매듭지어질 것 같지 않다. 다만 그때까지도 복당 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표 측이 보다 강한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주목되는 것은 당내 일각에서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약속한 박 전 대표와의 국정동반자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양자회동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신임 권영세 사무총장이 22일 이 대통령의 귀국을 계기로 박 전 대표와의 국정동반자 관계 구체화작업이 이뤄질 것이며 회동도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강재섭 대표도 2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앞으로 어떤 좋은 방법이 있는지 잘 생각해보겠다"면서도 "그런 문제는 서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복당 문제의 해결 기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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