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퇴진과 관련, 대구시는 정권 교체 이후 활발할 것으로 기대했던 삼성 관련 현안 사업이 어떻게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시와 삼성과의 공식적인 협력 관계는 지난 2000년 삼성상용차 퇴출 이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가 3년 전부터 제일모직 부지 내 삼성 역사관이나 박물관 건립, 중구 인교동 삼성상회 복원 등을 제안했지만 사실상 일방적 구애로 끝났다.
최근 들어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스폰서 유치, 새 야구장 건립 등과 관련해 협조를 구하고 있으나 삼성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협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대구시는 이번 쇄신안 발표로 당장은 지역 관련 현안 추진이 어렵겠지만 합리적인 선에서의 교섭 창구는 오히려 열리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시민들 사이에 반(反)삼성 정서가 거의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다"며 "일방적인 기대가 아니라 적절한 인센티브를 주고 상호 윈윈하는 쪽으로 현안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은 정치적으로 미묘한 문제 때문에 대구와 삼성이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지만 정권이 바뀌었으니 서로 접근하기가 한결 쉬워졌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스폰서의 경우 삼성 측의 명확한 답변은 없었으나 이번 정부 동안 열리는 유일한 세계대회이고 대회 자체의 홍보효과 등도 크므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야구장 건립 문제 역시 삼성과의 파트너십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막대한 건립 비용에 걸맞은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여러 기업들과 협의에 나설 계획인데 굳이 삼성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것.
한편으로는 이건희 회장 퇴진 후 삼성그룹의 대표 역할을 맡게 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에 대한 기대도 조심스럽게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성주 출신으로 1978년 제일모직 사장에 오른 후 지역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으며 지금도 삼성라이온즈 구단주로 인연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000년 삼성생명 회장과 삼성구조조정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삼성상용차 퇴출을 지휘했고 대구에 지인이 많다.
이에 대해 삼성 한 관계자는 "당분간은 삼성그룹 전체가 변화와 재정비의 기간으로 보여 향후 전망을 섣불리 이야기하긴 힘들다"면서도 "대구에서는 기업 하기 힘들다는 종래의 정서들이 많이 바뀌었으니 삼성 역시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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