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추진중인 출판단지는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와는 개념이 다르다. 파주 단지는 출판인쇄 관련 대기업들의 생산기지를 모은 것이지만 대구 출판단지는 지역의 중소 업체들을 집적화·계열화해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인쇄만 놓고 봐도 공정별로 분류하면 36개로 세분되기 때문에 전체 공정을 한 곳에 계열화하면 생산 효율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이를 기반으로 하면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관련 산업 발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야기) 산업을 대구의 새로운 문화산업 성장엔진으로 만들겠다는 대구시의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 출판인쇄업 현황은?=대구의 출판인쇄업은 서울에 이어 두번째 높은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1천176개 업체에 4천8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5인 이상 업체들의 연간 매출이 2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광공업통계)
기술적인 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대구경북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쇄전시회에 조합 단위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일본 인쇄업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기술 수준은 중국보다 낫고 물류비용은 대만보다 적게 들어 일본 업체들의 수주가 조금씩 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베트남에서 열리는 국제인쇄전시회에 참여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700여개 업체가 모여 있는 중구 남산동 인쇄골목 일대가 재개발될 예정인데다 영세 업체가 많아 새 단지를 조성해 집적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회와 동시에 위기를 맞은 출판업계를 이대로 방치하면 지역 문화산업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조성 효과는?=출판단지에는 24만5천㎡ 규모에 일단 200여개 업체가 들어선다. 대구시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주수요를 조사한 결과, 그 이상의 요구가 있지만 집적화·계열화 효과가 큰 업체들을 우선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동장비센터, 공동물류센터, 인력양성센터 등 지원시설이 갖춰진다. 그래픽 정보은행을 구축해 전문자료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한편 e비즈니스 모델 개발, 해외시장 개척도 적극 지원한다. 전자출판 활성화를 위해 전자출판 창업보육센터도 운영한다.
대구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스토리텔링산업. 올해 중 기본계획을 수립해 스토리텔링산업지원센터를 건립, 기업 입주공간과 저작활동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저작물 출판과 콘텐츠 재생산 기능을 맡길 계획이다.
신진작가 발굴, 전문작가 지원, 출판기획 전문 에디터 양성, 스토리텔링 전문기업 육성 등에 힘을 쏟고 스토리텔링 아카데미 운영, 독자참가형 출판 활성화 등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높일 방침이다.
대구시 김대권 문화산업과장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춘 문화콘텐츠 발굴에 지역 문화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출판단지와 스토리텔링지원센터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스토리텔링을 산업화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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