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플&피플]김덕영 원장(대구 중구문화원)

'아름다운 얼굴 만들던 그, 마음을 수술하기 시작했다'

▲성형외과 의사로 지난 달 대구 중구문화원장에 취임한 김덕영 원장은
▲성형외과 의사로 지난 달 대구 중구문화원장에 취임한 김덕영 원장은 "중구를 대구시민들이 신명나게 놀고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얘기했다.

"전국 240개 문화원 가운데 주민들에게 가장 많은 즐거움을 드리는 문화원으로 만들고 싶어요. 주민들이 신명나게 놀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문화행사를 많이 가질 생각입니다."

지난 달 28일 대구 중구문화원장에 취임한 김덕영(56) 김&송성형외과 원장. 수십년 동안 성형외과 개업의로 활동하다 남들이 '특이하게 여길 수 있는 자리'인 문화원장을 맡은 그는 문화원이 주민들을 위한 '문화 메신저'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다. "전임 문화원장(임기 4년)이 취임 8개월만에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엉겁결에 맡게 됐지요. "문화 방면에 관심이 많은 당신이 원장을 맡으면 잘 하지 않겠느냐"는 주변 분들의 권유와 압력(?)에 못이겨 원장을 맡았단다.

성형외과 의사로 지역에서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 원장은 다방면에 걸친 활동으로 유명한 인물.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과 함께 하는 '김&송 살롱음악회'를 매년 3,4차례씩 열어 벌써 18회를 채웠다. 음악회 참석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음악회 장소를 처음 삼덕1가 병원 9층에서 우봉아트홀로 바꿨다. 김 원장 스스로 '꿩의 꿈'이라는 피아노 연주곡을 작곡할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다. 그가 작곡한 이 곡은 박탕 조르다니아 지휘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연주, 음반으로 나오기도 했다.

대학시절 사진에 관심을 쏟은 적도 있는 김 원장은 미술품 콜렉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구에서 저명 인사들이 대거 참가하는 미술품 자선경매에 소장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3년 전부터는 도예에 심취한 상태. "집 부근에 작업실을 만들어 직접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만들고 있지요. 도자기를 만드는 그 순간에는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정신수양 등 여러가지로 좋습니다." 지역 성형외과 의사들의 의료봉사단체인 (사)지오스트(JIOST) 이사장을 맡아 필리핀'스리랑카'몽골'요르단 등지에서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김 원장은 "일본의 마츠리(축제)는 주민 모두가 하나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중구문화원에서 여는 행사도 주민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인건비를 제외하면 한해 사업비가 4천여만원에 불과한 문화원 재정을 확충할 계획이다. 김 원장이 먼저 500만원을 내는 것을 비롯 각계 인사로 구성된 문화원 이사 15명으로부터 100만원씩을 출연받아 수준높은 문화행사를 갖는데 활용하겠다는 생각. "행사에 출연하는 예술가들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출연료를 드리면 수준 높고 내실 있는 행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중구청이 문화원에 대한 사무검사를 실시, 증빙서류 미첨부 등을 지적한 데 대해 김 원장은 "문화원이 할 역할은 주민들을 위한 양질의 문화행사를 여는 것"이라며 "구청이 행정상의 사소한 문제를 지적하기보단 문화원 활동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김 원장은 기존의 영화음악제 외에 한시백일장이나 모의 과거 등의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중구에는 향교를 비롯해 담수회와 박약회 등 유교기관이나 단체들이 많지요.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한시백일장 개최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매우 반가워하시더군요." 봉산문화거리에서 하회탈춤공연도 열고, 어르신들이 청소년에게 올바른 주법(酒法)을 가르치는 행사도 열겠다는 게 김 원장의 복안이다. 내실있는 문화행사를 열기 위해 대구의 원로들로 구성된 고문단과 화가'음악가'시인 등이 참여하는 분과위원회 발족도 서두르고 있다.

"대구를 대표하던 중구가 공동화하면서 문화활동도 많이 위축돼 있어요. 신명나는 문화행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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