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 풀어봅시다]오르가슴, 영원한 욕망

박철희(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박철희(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성행위의 절정기에 얻는 쾌감'이라는 오르가슴은 사람마다 경험의 강도가 다른 특징이 있다. 현대인은 누구나 섹스를 즐기고 오르가슴을 원한다.

대통령에서 구멍가게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수준차이는 있어도 섹스 앞에는 평등하다. 누구나 섹스 앞에서 옷을 벗어야하고 이 원초적인 욕망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1950년대 미국 킨제이 성보고서 이후 성은 숨기거나 죄악시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자랑스러워해야 할 본능이자 권리라는 사회적 인식을 형성했다.

오르가슴에 대해서는"남자는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속도가 빠르고, 여자는 느리고 완만하다. 놀랍게도 많은 여성이 느껴 본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게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다. 남녀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남성의 오르가슴은 사정이 곧 오르가슴이라 할 정도로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그래서 연구대상도 여성이지 남성이 되진 않는다. 남성은 성행위를 운동경기처럼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여성은 그런 식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20세기 초 정신과 의사였던 프로이트는 여자 히스테리 발작을 연구하면서 원인을 성적 욕구불만이라 생각하고 정신분석학이론을 발표했다. 당시 남성 위주의 전통사회에 살았던 프로이트는 여성을 거세된 남성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만큼 남성 우월론자였으니 지금은 잘 맞지 않는 이론이다.

1960년대 마스터즈와 존슨은 심리적인 요소를 가미시켜 여성 오르가슴에서 음핵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즉 음핵이 성적 민감도의 중심이면서, 남성 성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서는 음핵론이 3분의 1정도의 영향력만 있다고 할 정도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처럼 여성의 신비는 풀기가 영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여성에서 오르가슴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경우를 보면 대부분에서 남성과의 심리적 관계에 이상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남성에게 너무 실망하거나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 여성은 어지간해서 성적 흥분을 경험하지 못한다. 또한 부부관계에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면 자극을 받더라도 잘 흥분되지 않는다.

우리는 광적으로 섹스에 탐닉하는 사람들을 보면 변태 취급을 한다. 식욕이란 욕망을 해소하려는 식도락가의 식탐처럼 오르가슴은 형태만 다를 뿐 영원히 충족 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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