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잘~ 나가는 '쉬메릭·실라리안' 숙제도 많다

지자체 기대기 그만, 이젠 홀로 서라

▲ 타시도 공동브랜드가 부도를 맞거나 이름만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구경북 공동브랜드 쉬메릭과 실라리안은 꾸준한 매출증대로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서구에 있는 쉬메릭 공동판매장인 드림피아.
▲ 타시도 공동브랜드가 부도를 맞거나 이름만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구경북 공동브랜드 쉬메릭과 실라리안은 꾸준한 매출증대로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서구에 있는 쉬메릭 공동판매장인 드림피아.

#경북도 공동브랜드 '실라리안(SILLARIAN)' 참여업체인 경일콜렉션(경산 남산)은 니나리찌 등 5개 유명브랜드에 양말을 OEM(주문자상표부착)으로 납품해오다 실라리안 상표부착 제품이 잘 팔리자 지난해부터 아예 실라리안 브랜드만 생산하고 있다. 이 업체는 실라리안 브랜드로만 지난해 2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 대만족이다.

#대구 공동브랜드 '쉬메릭(CHIMERIC)' 등록업체 한성에프앤씨(북구 노원동)는 5년만에 매출이 두배로 늘었다. 품질이 최상급이면서도 가격이 싼 쉬메릭 부착 와이셔츠를 착용해 본 소비자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한성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기 떄문.

2000년을 전후 해 광역지자체는 물론 시·군·구에까지 공동브랜드 만들기 붐이 일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 공동브랜드가 이름만 유지하거나 매출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기업, 시민 공모주로 탄생한 부산시 공동브랜드'TEZROC(테즈락)'은 사실상 부도처리되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서 지역 공동브랜드인 대구 쉬메릭과 경북 실라리안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두 브랜드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쉬메릭과 실라리안 성적표

다양한 품목에다 품목별로도 판매타깃층을 잡기 어려운 공동브랜드의 특성상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또 마케팅에서도 업체간 협력이 쉽잖다. 이같은 여건때문에 공동브랜드를 만든 지자체들은 참여업체와 함께 매출증대와 품질향상을 위해 힘쏟고 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쉬메릭과 실리라안은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 가 서울시(공동브랜드'하이 서울')와 광주시('자연채''LUXKO') 등이 벤치마킹 할 정도로 공동브랜드 가운데서는 성공작. 이는 국가공인 검사기관으로부터 철저한 품질관리를 받고 업체와 지원기관이 공동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성과.

1998년 출시된 쉬메릭은 지난해 17개 업체가 3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6년엔 17개 업체가 210여억원의 매출을 올려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연말 6개 업체가 추가 선정돼 올해부터는 23개 업체가 소비자를 찾아간다. 패션·잡화중심의 토털브랜드를 지향하는 쉬메릭은 패션의류(6개), 패션잡화(6개), 홈패션(4개), 홈잡화(5개), 목공예(1개), 주얼리(1개) 업체가 참여, 전문매장인'드림피아'와 대형소매점, 대구관광센터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을 포함, 지난해 부호체어윈(사무용의자)은 150억원, (주)ADC는(스포츠의류)는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쉬메릭 참여업체마다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03년부터 본격 판매된 실라리안 제품은 2006년 내수 606억원과 수출 6천738만 달러(참여업체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비실라리안 매출도 포함)를 기록했다. 실라리안은 지난해까지 잡화가 7개 업체로 가장 많고 가구(2개), 공예(2개), 식품(3개), 스포츠업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통과 향토색 짙은 상품을 위주로 하고 있는 실라리안은 구미 경북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구본점(754-1418), 대구공항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최정호 대구상의 쉬메릭 담당은 "공동브랜드 참여업체들이 시·도, 대구상의나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 지원기관에 무임승차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아직은 업계 스스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해 활로를 뚫으려는 의지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김진철 대구시 기업지원팀 판로지원 담당은 "자체 독립법인을 만든 지자체 공동브랜드가 실패한데서 보듯 시·도 등 지자체의 지원이 어느 시점까지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언제까지나 지자체가 지원할 수 없는 만큼 업계 스스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구조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브랜드가 구조적으로 확실하게 성공·정착하기 위해서는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소매점 입점이 절대적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도, 대구상의,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은 농협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전국 유통망을 가진 대형 매장 입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 특히 경북도는 경북도 농산물 쇼핑몰 '사이소'와 연계한 쇼핑몰을 구축하고 브랜드 매니저 영입, 로얄티 징수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참어업체들의 책임성을 강화한다

또 쉬메릭과 실라리안이 국가 공인기관으로부터 해마다 2~3차례식 품질 검증을 받기 때문에 품질은 문제가 없지만 디자인과 포장 부문에서는 전국이나 세계수준에 맞추기 위한 자구노력이 절실하다는 것.

이와 함께 브렌드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도 강화돼야 한다. 이와 관련 김영문 계명대 경영정보학부 교수는 가칭 쉬메릭(살리리안) 사랑운동본부 등을 만들어 쉬메릭과 실라리안 쇼핑몰 분양을 하고 분양자가 사면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타시도에 홍보를 해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인지도를 높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김건우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실라리안 담당은 "올해부터 매출보다는 브랜드가 없어서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브랜드 지원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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