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생님과 함께하는 논술] 출산 감소로 인한 고령화 사회 진입과 대책은

논리의 흐름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 홍경표(안동여고 교사)
▲ 홍경표(안동여고 교사)

◆출제 의도

이번 논제는 경북도교육청 사이버 논술 교실(http://kben.org/)에서 출제한 2007학년도 제10회 고등학교 2학년용 문제입니다.

문제의 큰 틀은 '출산 감소로 인한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그 대책'에 관한 문제입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출산 문제를 가족이나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와 국가적인 차원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 문제의 핵심을 쥐고 있는 제시문 (라)의 경우를 보면 출산 문제를 '비용' 대 '편익'이라는 사회·경제적 문제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다)는 도표와 통계를 제시해 자료 해석 능력을 묻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형 문제에서는 현상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심화시키고 확대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고자 합니다. '문제 게시판' 328번 자료와 '논술 첨삭(고)' 게시판 952번 자료를 참고하세요.

◆학생 글

문제 [1]

글 (가)는 출산율 감소현상이다. 그리고 글(다)는 고령화사회 현상이다. 글 (나)는 (가)와 (다)를 종합해 우리 사회가 출산율은 감소하고 고령화가 되었음을 나타낸다. 출산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으로 취업난의 심화와 교육비의 증가, 기타 양육비의 부담 때문이다. 한 자녀당 대학을 마치는 데까지 2억원대의 돈이 필요하다는 최근 발표가 그 예이다. 한편, 사회적으로는 여성들의 지위가 상승해 취업이 증가한 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출산을 배려하지 않는 직장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 의사 인턴 수련 과정에서 여성의 출산휴가가 짧아 유급을 받아야만 하는 현행 규정이 그 예이다. 요즘 부부들의 의식도 문제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 기쁨을 중히 여기지 않고 자신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딩크족'이 늘어나는 현상이 그 예이다. ㉠ 한편, 인구 고령화는 의학 수준의 발달이 주된 원인이다. 내적으로는 개개인의 의학지식이 늘어났고 외적으로는 의료시설의 증가로 의료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경제 성장으로 영양상태도 좋아졌다.

문제 [2]

①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가 국가의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먼저 출산율 감소 문제의 경우, 경제적으로 취업난과 교육비 및 기타양육비가 주된 원인이므로 ㉡ 자녀 셋 이상 출산 시 자녀 중 하나는 9, 10급 공무원에 필수 채용해 취업 걱정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한편 교육비 증가는 방과 후 학교시설을 개방하거나 인터넷 강의 및 교육방송 활용을 위한 물적 기반과 재정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 기타 양육비의 경우, 고등학교까지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공납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인 원인의 경우 여성의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출산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 한편, 의식적으로 부부들에게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보람이라는 공익광고를 방송하거나 자녀출산과 양육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② 한편, 인구 고령화의 경우 노인들의 양적인 수명은 늘어났지만 자식과 떨어져 외로이 살아가는 노인이 많고 수입이 적어서 가난한 삶을 살고 있어 그들의 질적인 삶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국립양로원을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통해 노인들의 소외감을 줄이고 노인들 중 일부를 시설 관리직에 임명해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농촌의 경우 일본처럼 마을을 전통체험 활동의 장으로 만들어 관광산업을 통해 수입을 얻도록 해야 한다.

김은경(안동여고 2학년)

◆논제 분석

문제 [1]

(가)에서 (다)까지는 우리나라가 저출산 현상과 노인 인구의 증가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고령화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생산인구당 부양 의무가 증가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노년 인구가 누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고령화사회로의 빠른 진행속도가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라)에서는 고령화사회의 주요 원인인 저출산 문제를 사회·경제적으로 해석해 '비용'과 '편익'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 과거에는 출산으로 인해 기대되는 '편익'이 출산으로 인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보다 우위에 있었기에 출산율이 높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현재에는 이 구조가 역전되었기에 저출산 현상이 벌어진다고 보고 있다. '(가)~(다) 자료 분석'하기에서 핵심은 각각의 자료가 가지는 정확한 해석과 다른 자료에 대비하여 갖는 차이점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막연한 인식보단 세밀하게 분석해 의미 차이를 짚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2]

고령화사회로의 진행은 저출산 외에도 의료, 영양, 복지 등 제반환경의 개선으로 수명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서는 제시문 (라)를 통해 저출산 쪽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저출산에 맞추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저출산 대책을 '국가적 차원'으로 한정한 것은 출산문제를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로 해석하지 말고 국가적 또는 사회적 차원에서 해석하라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는 미래의 사회 비용을 증가시키기에 더 이상 개인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 편익을 증가시키는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 일단, 출산 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들이 있다. 출산 전후 사회적 배려와 제도적 보장 장치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또 육아 환경 개선을 위한 직장 내 육아 및 탁아 시설, 실질적 금전 보상, 육아 및 교육 경비의 사회 부담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현대엔 여성의 자아실현 욕구로 인한 심리적 비용의 상승폭이 큰 만큼 출산 후 고용 보장과 사회 전반에 걸친 양성평등 인식의 확대 등도 마련할 수 있다.

◆자료 및 제시문 분석

(가) 출산율 자체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임 여성의 수마저 점차 감소 추세에 있는 자료를 통해 '저출산 현상의 심화'를 예측하게 한다.

(나) 고령화사회로 진행됨에 따라 전체 인구 중 생산인구의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이것은 생산인구 1인당 부양인구가 증가함을 의미한다. 또 지속적으로 유년인구 비율이 감소하고 노년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이런 현상은 심화될 것임을 보여준다.

(다) 노인인구 비율의 지속적인 증가 속에서도 75세 이상 노인들의 비율이 전체 노인인구에 대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고령화 비율이 계속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앞으로 고령화사회가 더욱 가속화됨을 의미한다.

(라) 출산이라는 생물학적 현상을 사회·경제학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편익' 대 '비용'으로 해석해 출산이라는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편익'이 '비용'보다 앞서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첨삭 지도

문제 [1]

논지와 근거를 갖춘 논증 형태로 잘 짜여 있다. 문제는 자료 (다)의 해석 문제다. 단순하게 자료 (다)만 분리해 놓고 보면 학생의 논술에서 보듯이 '고령화 사회와 수명 연장'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제시문 (라)와 관련지어 보면 이러한 해석은 논지의 방향에서 벗어난다. 그러다 보니 '㉠'과 같은 또 하나의 논지가 생겨 문제의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 (다)를 '고령화 사회의 가속화'(빠른 대책의 필요성)로 해석해주면 논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을 삭제하고, 그 분량을 (가)~(다) 자료 분석 부분에 사용했다면 논지의 일관성과 논제의 비중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문제 [2]

① 앞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자료 해석 부분과 관련해 고령화사회 부분을 다른 논지로 삼았기 때문에 단락이 2개가 됐다. 가장 중요한 제시문인 (라)의 넷째 부분에 노후 문제가 나오지만 이것은 출산 여부 의사 결정의 기준인 '편익' 대 '비용'의 문제이지, 고령화 문제 또는 노인복지 문제를 따로 다룰 정도가 아니다. 앞의 문제 풀이에서 언급했듯이 2번 문제에서 나와야 할 핵심 축은 '출산의 원인을 사회·경제적 문제로 다룰 것'과 '국가적인 대책'이다. 학생의 답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조직화되지 않고 단순히 나열되고 있다. '편익 대 비용'을 국가적인 대책과 관련해 활용하면서 조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 다른 사회 문제와의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무리한 논거이므로 보다 적절한 논거로 대체해야 한다. ② 이 문제에서 제시문 (라)는 앞의 자료 (가)~(다)를 관통하는 핵심고리다. 그러므로 (라)와 논지의 방향이 다른 '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문제'는 의미가 없다.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의 해석을 학생의 논술 방향에 기초한다면 전반적으로 좋은 논술이다. 논거와 논지가 잘 짜여 있고 단락과 분량의 배분도 적절한 편이다.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논리의 흐름도 돋보인다. 그러나 자료 제시형 문제에서는 문제의 큰 틀과 다른 자료들과의 관련성에서 그 의미를 조정하여야 한다. 이 문제의 경우, 자료 (다)를 독립적으로 해석한다면 학생의 논술처럼 '노인 문제'에 초점을 두어 해석하는 것도 타당하다. 그러나 다른 자료 (가), (나) 그리고 제시문 (라)와 함께 연결지으면 그 의미가 조정돼야 한다. 즉 '고령화사회의 가속화로 인한 저출산 대책의 필요성'으로 해석해야 전체 논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홍경표(안동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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