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한국 선수로는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결승전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30일 새벽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박지성은 선발 출전, 경기 전 시간 동안 그라운드 곳곳을 헤집으며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맨유는 폴 스콜스의 결승골로 FC 바르셀로나를 1대0으로 제압, 결승에 진출했다.
맨유는 31일 오전 열리는 첼시-리버풀 전의 승자와 다음달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치니키 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팀 플레이에 녹아드는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왼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박지성은 전·후방을 부지런히 오가며 공·수에서 활약했다. 박지성은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지안루카 잠브로타의 측면 공격을 차단하는가 하면 친한 친구인 파트리스 에브라와 호흡을 맞춰 측면 공략에 나섰다.
박지성은 전반 21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패스를 받아 문전 가운데로 쇄도하며 인사이드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28분에는 데코로 이어지는 바르셀로나의 역습을 차단했다. 40분에는 왼측면에서 잠브로타를 제치고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려 루이스 나니의 헤딩슛으로 연결됐으나 볼은 골대를 아쉽게 비켜갔다.
박지성은 후반 들어 수비에 중점을 둔 팀 플레이로 인해 공격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교체 투입된 티에리 앙리 등을 차단하는 데 힘썼다. 박지성은 카를로스 테베스 등과 함께 가장 폭넓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 수 차례 상대 선수들을 차단, 홈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후반 40분에는 호날두의 돌파때 가운데로 파고 들어가 패스만 연결되면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나 호날두가 패스하지 않고 슛을 날리는 등 공격에서도 여러 차례 적절하게 상대 문전에 침투했으나 패스를 연결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맨유는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잘 막아낸 후 전반 14분 잠브로타가 걷어낸다는 볼이 페널티구역 중앙지점 바깥에 있던 폴 스콜스에게 연결됐고 스콜스는 휘어나가는 중거리 슛으로 바르셀로나 골문을 갈랐다.
FC바르셀로나는 짧게 공간을 잠식하는 패스로 맨유를 끊임없이 위협했고 메시의 환상적인 드리블과 데코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맨유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메시와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맨유의 호날두는 상대 수비에 막혀 위력적이지 못했다.
1대1 동점만 허용해도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맨유는 후반 종료 10여분을 남겨놓고 바르셀로나가 총 공세로 나서자 자기 진영에 웅크리며 두터운 방벽을 쌓았고 끝내 골문을 지켜 결승 진출의 환희를 맛보게 됐다.
경기후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평점 8점의 높은 점수를 줬다. 또 영국 맨체스터 지역 일간지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에게 팀내 최고 평점인 9점을 줬다. 이 신문은 박지성의 플레이에 대해 "상식을 넘어선 스태미나를 선보였다. 단지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이었다. 전반에는 골을 넣을 뻔했고 루이스 나니가 반드시 성공시켰어야 할 빛나는 크로스를 건네기도 했다"고 극찬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