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은 좋지 않지만 중요할 때 기용하면 한 번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꾸준히 믿고 내보내겠다." 29일 우리 히어로즈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6대5로 재역전승을 거둔 뒤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양준혁과 박석민을 두고 이른 말이다. 이날 삼성 타선의 현재를 상징하는 양준혁과 미래를 이끌 박석민은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직전 경기까지 타격감(타율 0.187)이 극도로 떨어져 있던 양준혁은 4대5로 뒤지던 7회말 2사 2, 3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서 역전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시즌 들어 2번째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양준혁은 경기 후 "4월을 이렇게 잔인하게 보내긴 처음이다.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5월엔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거포 심정수가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뒤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은 박석민은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4차례 4번 타자로 출장, 타율 0.294를 기록했던 박석민은 이날도 4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선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근 5경기 타율은 0.381로 올라갔고 선 감독은 박석민을 당분간 4번 타자로 기용할 뜻을 비췄다.
이날 믿었던 에이스 배영수의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2실점하자 선 감독은 5회초 들어 공 55개만 던진 배영수 대신 안지만으로 투수를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안지만이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송지만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3실점하는 바람에 점수 차가 1대5로 벌어져버렸다. 삼성만 만나면 힘을 내는 우리 쪽으로 승부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삼성은 집중력을 발휘해 재역전을 일궈냈다. 6회말 박석민의 2루타에 이어 손지환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데 이어 7회말 다시 공세를 폈다. 박종호의 적시타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박한이가 홈을 밟은 뒤 제이콥 크루즈의 우전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우리는 두번째 투수 조용훈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박석민은 중전 적시타로 점수 차를 4대5로 좁혔다.
이어진 2사 2, 3루 상황에서 삼성은 손지환 대신 양준혁을 타석에 세웠다. 우리는 이에 대응, 4일 삼성전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좌완 이현승을 등판시켰다. 양준혁은 숨을 고른 뒤 이현승의 초구를 받아쳤으나 3루 라인을 벗어나는 파울. 하지만 양준혁은 두번째 공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는 역전 2타점 중전 안타가 됐다.
삼성은 27일 롯데 자이언츠전(17대3 승)에서 17안타를 친 데 이어 이날 14안타를 기록하며 타선이 부진의 늪을 벗어날 기미를 보였다. 4번 박석민 외에 1~3번 타자인 박한이(4타수 3안타), 박종호(3타수 2안타 1타점), 크루즈(4타수 2안타 1타점)의 타격도 돋보였다. 9회초 마운드에 선 마무리 오승환은 시즌 8세이브째를 올렸고 삼성은 3연승을 달리며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9일 야구 전적
우리 010 130 000-5
삼성 100 001 40X-6
▷삼성 투수=배영수 안지만(5회) 조현근(7회·1승) 권혁(8회) 오승환(9회·8세이브) ▷우리 투수=장원삼 조용훈(7회·3패) 이현승(7회) 전승윤(8회)
롯데 8-0 LG
SK 8-4 한화
KIA 6-2 두산
■30일 선발 투수
삼성 오버뮬러-우리 스코비(대구)
두산 랜들-KIA 양현종(잠실)
롯데 이용훈-LG 옥스프링(사직)
한화 류현진-SK 김원형(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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