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세계약선요리 '최고상'…대구한의대 김미림 교수

'약선(藥膳)요리'를 아십니까? 한자 뜻만으로 풀이하면 '약으로 먹는 음식'쯤 된다. 미식가의 입장에서 보면 약과 음식은 궁합이 안 맞는 조합일 터이다.

하지만 약선요리가 현대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음식일 뿐 아니라 대구를 내세울 수 있는 대표음식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교수가 있다. 대구한의대 김미림(48·사진) 교수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이 약선요리가 각종 현대병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가 약선요리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남편이 하는 소아과의원에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의 출입이 잦으면서부터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아토피 환자라는 용어는 듣기 힘들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흔해요. 왜 그럴까 생각하다 약선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이후 그는 약선요리의 본고장인 중국으로의 왕래가 잦아졌다. "중국에는 아토피 환자가 없어요. 그곳의 병원에는 약국과 함께 약선요리를 주메뉴로 하는 식당들이 옆에 붙어있더군요."

김 교수는 중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에게 맞는 약선요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해도 약재를 음식재료로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나지 않잖아요. 당연히 음식으로서의 거부반응이 있겠지요." 그래서 기존의 음식을 약선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거기에 대구를 알릴 수 있는 대구 대표음식을 선택한 것.

지난 18일에는 중국 후난성에서 열린 세계미식약선요리대회에 그동안 제자들과 함께 약선으로 옷을 갈아입힌 따로국밥, 동인동 갈비찜, 하고초 돼지고기 편육 등을 들고 나가 최고상을 받았다.

"심사위원과 참관인들로부터 건강과 맛이 잘 조화된 음식이라는 호평을 받았지요. 음식에 관해서라면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대구도 이젠 약선요리로 전세계의 요리계를 평정할 수 있다고 봐요. 요즘 서구인들이 동양음식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많습니까?"

김 교수는 "대구가 예로부터 약령시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약선요리에 대해 빨리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내달 2일부터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가 열리지요. 이 축제에 약선요리를 첨가한다면 축제의 질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세계적인 축제가 될 겁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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