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구 토종 뮤지컬 서울서 통했다

지방 뮤지컬 사상 최초로 서울 진출에 도전했던 '만화방 미숙이'가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데 이어 장기 앙코르 공연까지 한다니 박수를 보낸다. 지난 27일까지 대학로 극장에서 40일 공연에 관객 4천명을 동원한 여파를 몰아 오는 6월부터 다시 대학로에서 석 달간의 앙코르 공연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순수 대구산 문화상품의 전국 무대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00여 개의 소극장들이 몰려 있는 대한민국 문화 1번지에서, 무명의 지방 극단이 대구 사투리로 대사를 엮은 작품을 들고 장기 공연에 나선 것은 모험이었다. 경제불황으로 대학로의 대다수 공연장이 파리를 날리고 있는 터에 무모한 '역주행'이나 다름없었다.

다행히 우려는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40일 공연에 4천 명 관객은 지금의 대학로 현실로서는 꽤 괜찮은 성적표다. 대구 토종 문화상품도 잘만 만들면 전국 브랜드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이 최대 성과다.

대구는 '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 뮤지컬을 중심 으로 아시아권 공연문화중심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외산 또는 서울산 뮤지컬에 의존하는 문화소비 도시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이런 풍토에서 토종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는 '문화생산 기지 대구'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한다.

제작사인 뉴컴퍼니 측은 장기 앙코르 공연을 발판으로 대학로 상설 공연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한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키울 야무진 꿈도 가지고 있다. 그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구시와 지역민의 성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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