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과 불임의 원인, 자궁내막증이 증가하고 있다. 조기 암 검사가 보편화하면서 여성의 대표적인 질환이었던 자궁경부암이 줄어든 반면 자궁내막증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이는 독신녀가 증가하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자녀 수도 적어지면서 여성들의 월경 횟수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궁내막증, 과연 어떤 병이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생리통·불임의 주범, 자궁내막증
생리통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성의 절반 정도에서 나타난다. 보통 하복통, 요통, 전신 몸살 등을 느끼게 되는데,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다. 생리통은 원인 없이 생기기도 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자궁내막증이다. 특히 자궁근종, 자궁선근종이 흔히 발생하기 전인 20, 30대에 심한 생리통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증일 가능성이 높다. 흔히 생리통이 심할 때 '아기를 낳으면 생리통이 없어진다'고 말하는데, 대부분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다. 실제 임신을 하면 통증이 완화된다. 그렇다고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자궁내막증이 심하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자궁내막증이 있는 여성 30, 40% 정도에서 불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이 있는 부위가 주변 장기와 들러붙어 배란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이 암을 유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 왜 생기나
자궁내막은 자궁 가장 안쪽 공간에 위치해 있는데, 태아의 착상을 위해 증식되는 곳이다. 그러나 임신이 되지 않으면 피와 함께 섞여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월경이다. 자궁내막증은 정상적으로 자궁 내에 있어야 하는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도 있는 것을 말하는데, 대부분 골반강과 난소에 발생한다. 드물게는 수술 상처부위나 질, 방광, 폐, 중추신경계 등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자녀를 적게 낳다 보니 임신 횟수도 줄었기 때문. 자궁내막증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월경 때 떨어져 나오는 자궁내막 조직이 난관을 통해 복부로 들어가고 난소, 복벽, 장 표면 등에 착상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궁 밖에 착상된 이 자궁내막 조직들도 자궁 안에 있는 자궁내막과 같이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월경 주기에 따라 자궁내막이 증식할 때 함께 증식해 월경을 거듭할수록 정도가 점차 심해지게 된다.
◆진단 및 치료
난소에 발생한 자궁내막증 경우 초음파로 관찰할 수 있지만 나머지 부위는 초음파나 CT, MRI 등으로 진단하기 어렵다.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진단 방법은 복강경 시술이다. 배꼽 부위를 작게 짼 뒤 내시경을 복강 안에 넣고 관찰하는 방법인데, 마취가 필요한 방법이어서 증상 정도, 불임 문제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자궁내막증을 100% 완치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아직 없다.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물 요법으로는 진통제, 피임약, 황체호르몬 등을 복용하거나 주사를 통해 일시적으로 폐경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법은 복강경 수술. 난소에 발생한 경우 자궁내막증 조직을 모두 없애고, 정상 난소 조직은 최대한 보존하는 방법이다. 다른 부위의 경우엔 절제하거나 전기로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조직을 파괴하는 수술을 한다. 자궁내막증은 재발률이 높아 수술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데, 다시 수술하거나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임신 계획이 있는 경우 임신을 하는 것이 재발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 수술 후 첫 1년이 임신 확률이 가장 높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최윤석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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