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미군부대.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에 새로운 동반자 관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언제 일어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대구 주둔 미군들의 대민활동이 갈수록 활발해져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1일 워싱턴에서 열린 '2007년 미 육군 대민상 시상식'에서 전 세계 미군 부대 중 최고로 선정될 정도다.
지난달 18일 오후 대구의 한 연회장. 테이블마다 미군과 한국인들 10여명이 섞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언제 한번 학교로 놀러오세요. 캠퍼스 구경시켜 드릴게요."
"주말엔 뭐하세요? 저희 집으로 한번 초대할게요."
한국인이 영어로 말하면, 미국인은 한국어로 답했다. 이들은 미19지원사령부와 한미친선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미친선서클'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한미친선서클'은 6개월 단위로 꾸려져 서로의 문화를 배우는 친선모임. 주한미군이 2003년부터 진행하는 '좋은 이웃(Good neighbors)' 프로그램의 하나다. 이날에는 경북대, 계명대 등 지역 7개 대학 학생들과 미군들, 그리고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모였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은 함께 영화도 보고, 공연도 보고, 서로를 집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6개월의 공식적인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연락이 끊기는 것도 아니다. 한번 맺어진 인연은 끝까지 간다는 것이 참가자 대다수의 분위기였다.
미19지원사는 이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이번에 최고상을 받은 부문은 2006년 시작된 '아동을 위한 군인프로그램'. 몇몇 시민단체들과 뜻을 모아 소외된 조손가정을 월 한 차례 이상 만나 후원해오고 있다. 작년에는 19지원사와 대구시, 계명대학교가 함께 조손가정 어린이들을 후원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대구의 주한미군들은 대성사 무료 급식 봉사, 지역 대학생을 위한 인턴십 채용, 울진영어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과 만남의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미19지원사 공보관 김상윤씨는 "지역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부터 한미 간의 우호를 다져보자는 취지로 사업을 하나둘 시작했는데 대부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뉴스에서 본 미군들은 득보다 실이 많은 해로운 존재였는데 실제로 만나 보니 편안하고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김희정기자 jju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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