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만물이 만개하는 좋은 달인 만큼 여러 기념일이 몰려 있다.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다양한 종류의 기념일들이 들어있는데 5월은 특별히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9일 성년의 날이 있고 11일 입양의 날에다 21일 부부의 날도 있다. 그리고 12일 석가탄신일, 15일 스승의 날도 가정의 달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어린이날은 일제강점기하 민간단체가 자생적으로 만들어낸 오랜 역사를 가진 자랑스런 기념일이다. 1923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 선생 주도의 색동회 등이 어린이날을 공포하고 기념행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일제에 의해 중단됐다가 해방 이후 부활했다. 1946년 5월 5일이 어린이날로 지정됐고 1970년부터 법정공휴일이 됐다.
어버이날은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정한 것이 효시다. 어머니날만으로 아쉬웠던 아버지 쪽을 달래면서 부모에 대한 보은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1973년 어버이날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의미가 이때부터 더욱 강조됐고 일반적으로 그렇게 인식하게 됐다.
성년의 날은 1973년 4월 20일로 지정했다가 1975년 5월 6일로, 다시 1985년 5월 셋째 월요일로 변경됐다. 아이가 어른이 되려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는 관례(冠禮)를 거쳐야 했던 옛 풍습을 현대화한 날이다. 옛날처럼 요란스럽지 않지만 만 20세가 된 젊은이들에게 성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불어넣어 주는 날이다.
둘이 하나라는 의미의 21일 부부의 날은 가장 최근에 정해졌다. 1995년부터 민간단체의 끈질긴 제정 운동이 결실을 봐서 지난해 법정기념일로 의결됐다.
이로써 어린이'성년'부부'어버이까지 5월 가정의 달이 구색을 완전히 갖춘 셈이다. 그런데 노인의 날은 왜 5월이 아닌 10월에 있을까. 원래 5월 8일 어버이날 전후 1주일을 경로주간으로 정해 행사해오다 지난 1997년 경로주간을 폐지하고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했다. 10월 1일이 유엔이 정한 국제노인의 날이어서 거기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묘한 분리다. 화창한 봄날엔 젊은 가족, 쓸쓸한 가을엔 노인…. 가정의 달 5월에 노인은 빠졌지만 노인 없는 가정은 없다.
김재열 심의실장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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