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들어설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외지 유통업진출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30일, 대구점을 '현지 법인화 체제'로 운영, 사실상 본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대구에 별도의 자금팀을 두고 대구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삼아 다음달 중 500억 원을 장기 예금으로 유치, 지역 중소기업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3천200억 원이 드는 대구점 건립에 지역 건설업체를 적극 참여시키고 고용'세수 증대 및 사회공헌 활동도 지역 친화적으로 해 지역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유통업체들의 지역자금 域外(역외)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시내에는 현재 19곳의 대형 소매점과 8곳의 백화점이 있다. 이 중 20곳이 역외업체 소속이다. 대형소매점 1곳이 들어오면 재래시장 7곳, 중소유통업체 350곳의 매출을 잠식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유통업체들의 자금 유출은 지역경제의 동맥이나 다름없는 자금줄을 고갈시키는 주범이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소매점들이 전쟁을 치르듯 대구 입점을 서두르고 있어 '시장 논리'만으로 이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역외 기업 유치가 다급하다고 하지만 과실만 챙기고 지역 공헌은 등한시하는 기업은 유치효과가 없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이 같은 '지역 공헌도'에 주안점을 두고 외지기업 유치 잣대를 만들기로 했지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 대구시와 경북도는 신규 진출 대형소매점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물론, 이미 진출한 업체에도 지역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과 연대감이 없는 유통업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업계에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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